판례내용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검사
【검 사】 유수미(기소), 김광락(공판)
【변 호 인】 변호사 류지한(국선)
【원심판결】 춘천지방법원 2023. 7. 13. 선고 2023고정9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5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한 이 사건 발언은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만한 모욕적 언사이므로 모욕죄가 충분히 성립함에도 원심은 일시적 분노의 표현 정도에 불과하다고 보아 무죄라고 판단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공소사실
피고인은 2022. 10. 4. 09:50경 춘천시 (이하 생략)에 있는 ○○병원 후문 앞길에서, 피해자 공소외인과 시비를 하던 중 그곳을 지나가던 행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피해자에게 "야, 이 개새끼야."라고 큰 소리로 욕설을 하여 공연히 피해자를 모욕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좋지 않은 관계가 상당히 지속되어 온 점, ② 이 사건 당시 피해자와 피고인이 한 전체 대화의 맥락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욕설을 한 것은 전체 대화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작고 오히려 피해자가 먼저 피고인을 도발하는 언행을 하였으며, 피해자가 피고인을 비난하는 내용이 더 많이 포함된 점, ③ 당시 상황의 전반적인 맥락을 살펴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한 욕설은 피해자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려는 발언이라기보다는 피고인 자신의 피해자에 대한 불만이나 분노의 감정을 표출하기 위하여 사용된 일시적인 분노의 표시라고 볼 여지가 큰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한 발언은 모욕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모욕죄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로서 사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의미하는 외부적 명예를 보호법익으로 하고, 여기에서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1987. 5. 12. 선고 87도739 판결, 대법원 2003. 11. 28. 선고 2003도3972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모욕죄는 피해자의 외부적 명예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공연히 표시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므로 피해자의 외부적 명예가 현실적으로 침해되거나 구체적ㆍ현실적으로 침해될 위험이 발생하여야 하는 것도 아니다(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6도9674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하여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행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욕설을 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경멸적 감정의 표현임이 분명하므로 모욕죄가 성립한다. 이와 달리 피고인의 공소사실 기재 행위에 대하여 피해자에 대한 일시적인 분노의 표시를 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아 무죄라고 판단한 원심은 모욕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①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2022. 10. 4. 09:50경 춘천시 소재 ○○병원 후문 앞길에서 피해자와 시비를 하던 중 행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피해자에게 "야, 이 개새끼야"라고 큰 소리로 욕설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 사람에 대하여 ‘개새끼’라고 말하는 경우 그 단어의 통상적 의미는 ‘어떤 사람을 좋지 않게 여겨 그 인격을 무시하거나 모욕한다’는 것으로서, 대한민국에서 쓰이는 대표적인 욕설 중 하나이고, 주로 그 대상은 남자이다. 위 단어에서 파생되거나 비슷한 의미와 정도의 욕설로는 ‘개자식’, ‘개같은 새끼’, ‘개년’ 등이다. 이와 같은 해당 발언의 객관적 의미내용에다가 그 발언이 표시된 당시의 상황, 표시된 장소, 표시의 상대방 등을 더하여 살펴보면, 이와 같이 피해자를 그 대상으로 삼아서 ‘개새끼’라는 표현을 한 것은 단순히 무례하고 저속한 언행 정도가 아니라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만한 추상적 판단 또는 경멸적 감정’을 표현한 것으로서 모욕죄에서 말하는 모욕에 충분히 해당함이 분명하다.
②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피해자가 먼저 피고인에게 반말을 하며 시비를 걸었고 이에 피고인이 단발성으로 분노의 감정을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먼저 "야야야" 등으로 반말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위와 같은 발언은 피해자에 대하여 반말을 하지 말라는 취지라기보다는 피해자가 반말한 것에 화가 나서 피해자의 인격을 무시하는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개새끼’라는 욕설로 대응한 것으로써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고 경멸적 감정을 드러내려는 의도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고, 나아가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먼저 반말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 사건 발언이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경멸적 감정의 표현에 해당함이 분명한 이상 모욕죄는 성립한다.
③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욕설을 한 장소는 여러 사람이 드나드는 병원 출입문 앞이고, 실제로 당시 현장에서 상황을 목격한 다른 행인들도 있어 공연성도 충분히 인정되는바, 피해자 개인의 외부적 명예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위험성이 있었다. 따라서 피고인이 위와 같이 욕설한 즉시 모욕죄는 기수에 이르렀다.
④ 피고인이 근무하는 병원 앞에서 피해자가 상당기간 1인 시위를 하는 과정 등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와 갈등관계를 겪어온 것으로 보이나, 이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위와 같은 욕설을 할 당시 현장에서 이러한 욕설을 들은 불특정 일반 공중의 행인들로서는 알기 힘든 사정인바, 그곳을 우연히 지나가던 행인들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한 욕설을 접하였을 때, 그 행인들은 ‘피해자는 개새끼다’라는 취지의 피고인의 발언에 대하여 이를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의 표현이라고 충분히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있었다고 보이고, 사정이 그와 같은 이상 피고인과 피해자의 위와 같은 갈등관계는 이 사건 모욕죄 성립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3. 결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범죄사실
위 2의 가.항 "공소사실" 기재와 같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원심 및 당심 법정진술
1. 공소외인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1. 메모리카드(CCTV영상파일)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11조, 벌금형 선택
1.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1.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피고인은 공연히 피해자에게 심한 욕설을 함으로써 피해자를 모욕하였다. 피고인은 2021년 이 사건 피해자와 동일한 피해자를 모욕한 범행으로 이미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또다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하였다.
다만, 피고인은 평소 좋지 않던 관계에 있던 피해자가 먼저 반말을 하여 피고인을 자극하자 다소 우발적으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바,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에 어느 정도 참작할만한 사정이 있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직업, 환경, 전과, 범행의 동기, 범행의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이영진(재판장) 배성준 정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