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개인택시운전자가 승객을 강간하였으나 그 고소가 취소된 경우, 운전면허취소처분의 적부
판결요지
도로교통법 제78조 제5호가 자동차를 이용하여 범죄행위를 한 때를 자동차운전면허의 취소사유로 한 것은 자동차를 이용한 범죄행위를 예방함으로써 도로교통의 안전 및 사회의 안녕을 유지하기 위하여 자동차를 이용하여 범죄행위를 한 자에게 다시 운전을 못하게 하려는 데 규정의 취지가 있고, 형사벌과는 그 권력적 기초, 대상, 목적을 달리하고 있으므로 강간의 범죄행위외에 고소가 있어 소추, 처벌되어야만 위 취소사유에 해당된다고 볼 것이 아니라 강간의 범행행위 성립이 인정되면 바로 이에 해당하고, 그 면허취소처분이 너무 가혹하여 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하였다고도 인정되지 아니한다.
참조조문
도로교통법 제78조
판례내용
【원 고】 원고
【피 고】 강원도지사 외 1인
【주 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 강원도지사가 1986.10.30. 원고에 대하여 한 강원도 보통 1종 제(번호 생략)호 자동차운전면허의 취소처분은 이를 취소하고 피고 원주시장이 같은 해 11.7. 원고에 대하여 한 (차량번호 생략)호 개인택시에 관한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 등 취소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소송비용은 피고들의 부담으로 한다라는 판결
【이 유】 1. 피고들의 행정처분
(1) 피고 강원도지사가 1986.10.30. 원고에 대하여, 원고가 (차량번호 생략) 택시에 관하여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를 받아 이를 운전하던 중 1986.9.2. 23:40경 원주역 광장에서 위 택시에 승객인 소외인을 승차시켜 강원 원성군 판부면 금대리 소재 구 부산매운탕 입구 공터까지 끌고가 강간하였는 바, 이는 도로교통법 제78조 제5호 소정의 "자동차 등을 이용하여 범죄행위를 한 때"에 해당한다 하여 같은 법 제78조 본문, 같은법시행규칙 제53조 제1항 별표 16 운전면허행정처분기준 제2의 취소처분 개별기준 제9호에 따라 원고에 대한 청구취지 기재 자동차운전면허를 취소처분한 사실 및 (2) 이에 따라 피고 원주시장이 같은 해 11.7. 원고에 대하여, 원고가 자동차운수사업법 제31조 제4호(1986.12.31.법률 제3913호로 개정되기 전 법률) 소정의 "사업경영의 불확실 또는 자산상태의 현저한 불량 기타 사유로써 사업을 계속함에 적합하지 아니할 때"에 해당한다 하여 위 법 제31조 및 자동차운수사업법 제31조 등의 규정에 의한 사업면허의 취소 등의 처분에 관한 규칙 제3조 제2항 별표 1의 위반내용 9호에 의하여 위 택시에 관한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를 취소처분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2. 원고의 피고 강원도지사에 대한 청구의 판단
(1) 원고는 먼저, (가) 원고가 위 강간행위를 할 당시에는 가사사정으로 음주한 후 이 사건 개인택시에 소외인을 승차시켜 운행하던 중 술기운에 순간적으로 성적충동이 유발되어 이 사건 강간행위를 하게 된 것으로서 처음부터 범의가 있었던 것이 아닐뿐 아니라, (나) 강간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논하는 소위 친고죄인 바, 피해자인 위 소외인이 그 고소를 취소하였으므로 원고의 행위는 위 도로교통법 제78조 제5호 소정의 자동차 등을 이용하여 범죄행위를 한 때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피고 강원도지사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자동차운전면허를 취소한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먼저 (가)항 주장에 대하여는, 각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4호증의 1(의견서), 같은 호증의 2(고소장), 같은 호증의 3(진술서), 같은 호증의 4(피의자신문조서), 같은 호증의 8(구속영장)의 각 기재 및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당일에는 원고 운전의 개인택시가 쉬는 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술에 취한 상태에서 저녁 늦게 운행을 하여 원주역 광장에서 충주까지 가는 승객인 소외인을 승차시킨 후 같은 소외인이 야간에 길을 잘 모르는 것을 틈타서 충주방면이 아닌 제천방면으로 진행하다가 위에서 본 후미진 장소에 이르러 같은 소외인을 강간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는 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적어도 위 택시에 위 소외인을 태운후 바로 이 사건 강간의 범의가 발생하여 같은 소외인을 위 범행장소까지 자동차를 이용하여 끌고 가서 그 범행을 저질렀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므로 이는 위 도로교통법 소정의 자동차를 이용하여 범죄행위를 행한 때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나)항 주장에 대하여는 이 사건 강간죄와 같이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논하는 소위 친고죄에 있어서 고소는 범죄성립 조건은 아니고 피해자의 명예 등을 고려하여 그 고소가 있어야만 소추하여 처벌할 수 있게 한 형사소송 조건이라 할 것이며, 한편, 위 도로교통법 제78조 제5호가 자동차를 이용하여 범죄행위를 한 때를 자동차 운전면허의 취소사유로 한 것은 자동차를 이용한 범죄행위를 예방함으로써 도로교통의 안전 및 사회의 안녕을 유지하기 위하여 자동차를 이용하여 범죄행위를 한 자에게 다시 운전을 하지 못하게 하려는데 그 구정의 취지가 있다 할 것이고, 형사벌과는 그 권력적 기초, 대상, 목적을 달리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에 있어서는 강간의 범죄행위 외에도 고소가 있어 소추, 처벌되어야만 이에 해당된다고 볼 것이 아니고 강간의 범죄행위 성립이 인정되면 바로 이에 해당한다고 풀이함이 상당하다 할 것인바, 강간의 범죄행위가 이루어졌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들은 모두 이유없다 할 것이다.
(2) 원고는 또한, 이 사건 강간행위는 술김에 우발적인 성적충동에 기인한 것이고, 그 행위당시의 제반사정을 감안하여 볼 때에 피해자가 원고로부터 금전을 받아내기 위하여 유발한 것이라는 추측이 들 뿐 아니라, 원고는 이 사건 피해자에게 금 5,000,000원을 지급하여 피해보상을 하였고, 위 사고전까지는 한 번의 사고나 전과가 없었으며, 재산으로는 금 1,000만 원 상당의 아파트 1채가 있을 뿐 이 사건 택시 운전에 의한 월 수입 금 600,000원으로 부모, 동생 및 처자 등 6명의 가족을 부양하고 있어 이 사건 자동차 운전면허취소처분으로 운전을 할 수 없게 되어 가족들의 생계마저 어렵게 된 점 등 제반정상을 감안하면 비록 원고에게 귀책사유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위 면허취소처분은 너무 가혹하여 재량권을 일탈한 위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살피건대, 원고의 이 사건 강간행위가 피해자의 유발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은 원고의 추측에 불과하고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위에서 본 이 사건 범행 경위 및 위 도로교통법 제78조의 도로교통의 안전 및 사회 안녕질서를 확립하고자 하는 공공이익에 비교하여 볼 때 원고 주장의 나머지 사정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운전면허취소처분이 너무 가혹하여 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하였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원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없다 할 것이다.
(3) 따라서 달리 피고 강원도지사의 이 사건 자동차운전면허취소처분이 위법함을 인정할 자료가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없다 할 것이다.
3. 원고의 피고 원주시장에 대한 청구의 판단.
원고는 자동차운수사업법 제31조에 의하면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취소는 원래 교통부장관이 할 수 있고 도지사에게 그 권한을 위임할 수 있을 뿐인데, 이 사건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취소처분은 교통부장관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강원도지사가 아닌 그로부터 다시 내부위임을 받은데 불과한 피고 원주시장이 한 것이므로 이는 권한없는 행정청의 처분으로서 무효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자동차운수사업법 제31조에 의하면 개인택시 운송사업면허취소는 원래 교통부장관이 할 수 있고, 같은 법 제69조 제1항에 의하면 교통부장관은 위 권한을 도지사에게 위임할 수 있으며, 같은 법조 제2항에 의하면 도지사는 그 권한을 교통부장관의 승인을 얻어 시장, 군수 등에게 재위임할 수 있게 되었는바, 강원도지사가 교통부장관으로부터 이 사건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 취소권한을 위임받았음은 원고도 이를 인정하고 있는 바이고, 나아가서 각 성립에 다툼이 없는 을제5호증(행정권한 재위임승인), 을제6호증(위임규칙 공포예정보고), 을제7호증(강원도 사무위임 규칙 중 개정규칙)의 각 기재에 변론으이 전취지를 종합하면, 강원도지사는 1985. 1. 24. 위 자동차운수사업법 제69조 제2항, 행정권한의 위임 및 위탁에 관한 규정 제4조에 의하여 교통부장관으로부터 개인택시자동차운송사업면허에 관한 권한의 재위임 승인을 받아 시장, 군수 등에게 그 면허 및 면허취소에 관한 권한을 재위임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으므로 그 취소에 관한 권한을 교통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재위임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니, 피고 원주시장이 강원도지사로부터 위와 같이 재위임을 받아 한 이 사건 개인택시 자동차운송사업면허취소처분이 권한없이 한 것이라고 할 수 없어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할 것이다.
4.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강원도지사에 대한 이 사건 자동차운전면허취소처분의 취소 및 피고 원주시장에 대한 이 사건 개인택시자동차운송사업면허취소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없으므로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노승두(재판장) 채태병 장준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