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파양을 인정하지 아니하는 외국법의 규정을 적용할 경우 우리나라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사항을 강요하는 결과가 되어 법정지법을 적용함이 상당하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대한민국 국민인 양자가 미합중국 국민인 양친을 만난 일 조차 없고 양친 역시 양자를 전혀 돌보지 아니하는 등 그들 사이에 실질적인 양친자관계가 전혀 존재하지 아니할 뿐 아니라 양자가 그 관계의 청산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 이 사건에 있어서 섭외사법 제21조 제2항에 따른 그들 사이의 파양에 관한 준거법으로서 파양을 인정하지 아니하는 미합중국 테네시주법을 적용하여 양자에게 형식적인 양친자관계의 존속을 강요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선량한 민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결과가 되므로 섭외사법 제5조에 따라 위 법을 적용하지 아니하고 법정지법인 우리나라 법률을 적용함이 상당하다.
참조조문
민법 제905조 제5호, 섭외사법 제5조, 같은법 제21조
판례내용
【청 구 인】 청구인
【피청구인】 피청구인
【주 문】
1. 청구인과 피청구인은 파양한다.
2. 심판비용은 피청구인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 제1항과 같다.
【이 유】 공문서이므로 각 진정성립이 추정되는 갑 제1호증(호적등본), 갑 제2호증(주민등록표등본), 공성부분은 진정성립이 추정되고 사성부분은 심리의 전취지에 의하여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갑 제3호증(입양신고서)의 각 기재에 의하면, 청구인은 대한민국 국민이고, 피청구인은 미합중국 테네시(Tennessee)주 태생의 미합중국 국민으로서 1977.6.4. 청구인이 피청구인의 양자로 입양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없다.
우선 대한민국 국민인 청구인이 미합중국 국민인 피청구인을 상대로 파양을 구하는 이 사건에 적용될 준거법에 관하여 살펴보면, 섭외사법 제21조 제2항은 파양은 양친의 본국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일응은 양친인 피청구인의 본국법인 미합중국 테네시주법이 이 사건에 적용될 준거법이 되나 위 법은 파양을 인정하지 아니하므로 위 법을 준거법으로 하는 이상 청구인과 피청구인간의 파양은 허용될 수 없는데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청구인은 자신이 피청구인의 양자로 입양된 사실은 알지 못하고 있었다가 최근에야 이를 알게 되었고 피청구인을 만난 사실도 없을 뿐 아니라 입양 이후 현재까지 피청구인은 청구인에게 아무런 소식도 전하지 아니하고 있는 등 양친으로서 청구인을 돌본 바도 전혀 없어 청구인과 피청구인간에는 실질적인 양친자관계가 전혀 존재하지 아니하고 또한 양자인 청구인이 그 관계의 청산을 간절히 바라고 있음에도 미합중국 테네시주법을 적용하여 청구인에게 이러한 형식적인 양친자 관계의 존속을 강요하는 것은 입양제도가 양자의 복지를 그 목적으로 하는 제도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으므로 섭외사법 제5조의 규정에 따라 이 사건에 대하여는 외국법인 양친의 본국법 즉 미합중국 테네시주법을 적용하지 아니하고 법정지법인 대한민국법을 적용함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앞서 본 각 증거와 증인 청구외 1의 증언에 심리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청구인은 망 청구외 2와 청구외 3 사이에서 출생한 혼인외의 자인데 청구인이 8세가 되던 1972. 경 청구외 2와 청구외 3이 모두 사망하게 되자 경기도 송탄시 엔젤라보육원으로 보내져 그 곳에서 성장한 사실, 청구인은 위 보육원을 나와 혼자서 생활하다가 1989.1.7. 혼인신고를 하려고 호적을 열람해 보고서야 비로소 청구인인 위 보육원에서 생활하고 있던 1977.6.4. 자신이 피청구인의 양자로 입양된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청구인은 피청구인을 만난 사실도 없었을 뿐 아니라 피청구인이 누구인지도 아는 바 없고 다만 청구인이 위 보육원에 있을 때 보육원 원장에 의해서 입양되었을 것으로 짐작만 될 뿐인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없다.
그렇다면 위 인정사실은 민법 제905조 제5호 소정의 재판상 파양사유에 해당하므로 피청구인과의 파양을 구하는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있어 이를 인용하고, 심판비용은 패소자인 피청구인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심판한다.
판사 이융웅(재판장) 주한일 조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