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수사기관이 정보저장매체와 거기에 저장된 전자정보를 임의제출의 방식으로 압수할 때 임의제출자의 의사에 따른 전자정보 압수의 대상과 범위가 명확하지 않거나 이를 알 수 없는 경우,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의 범위 /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ㆍ수색이 종료되기 전에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를 적법하게 탐색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범죄혐의와 관련된 전자정보를 우연히 발견한 경우, 수사기관이 그러한 정보에 대하여 적법하게 압수ㆍ수색을 하기 위한 요건 / 임의제출된 정보저장매체에서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의 범위를 넘어서는 전자정보에 대해 수사기관이 영장 없이 압수ㆍ수색하여 취득한 증거가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및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영장이 발부되었거나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면 그 위법성이 치유되는지 여부(소극)
[2] 수사기관이 하드카피나 이미징 등(복제본)에 담긴 전자정보를 탐색하여 혐의사실과 관련된 정보를 선별하여 출력하거나 다른 저장매체에 저장하는 등으로 압수를 완료한 경우, 혐의사실과 관련 없는 전자정보(무관정보)를 삭제ㆍ폐기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 이때 수사기관이 새로운 범죄 혐의의 수사를 위하여 무관정보가 남아 있는 복제본을 대상으로 압수ㆍ수색을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및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복제본을 대상으로 압수ㆍ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하였더라도 위법한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수사기관은 피의사실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증거물 또는 몰수할 것으로 사료하는 물건을 압수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06조). 따라서 전자정보를 압수하고자 하는 수사기관이 정보저장매체와 거기에 저장된 전자정보를 임의제출의 방식으로 압수할 때, 제출자의 구체적인 제출 범위에 관한 의사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등의 사유로 인해 임의제출자의 의사에 따른 전자정보 압수의 대상과 범위가 명확하지 않거나 이를 알 수 없는 경우에는, 임의제출에 따른 압수의 동기가 된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되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치가 있는 전자정보에 한하여 압수의 대상이 된다.
임의제출된 정보저장매체에서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의 범위를 초과하여 수사기관이 임의로 전자정보를 탐색ㆍ복제ㆍ출력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위법한 압수ㆍ수색에 해당하므로 허용될 수 없다. 만약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ㆍ수색이 종료되기 전에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를 적법하게 탐색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범죄혐의와 관련된 전자정보를 우연히 발견한 경우라면, 수사기관은 더 이상의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법원으로부터 별도의 범죄혐의에 대한 압수ㆍ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경우에 한하여 그러한 정보에 대하여도 적법하게 압수ㆍ수색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임의제출된 정보저장매체에서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의 범위를 넘어서는 전자정보에 대해 수사기관이 영장 없이 압수ㆍ수색하여 취득한 증거는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하고,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영장이 발부되었다거나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여 그 위법성이 치유되는 것도 아니다.
[2] 수사기관은 하드카피나 이미징 등(이하 ‘복제본’이라 한다)에 담긴 전자정보를 탐색하여 혐의사실과 관련된 정보(이하 ‘유관정보’라 한다)를 선별하여 출력하거나 다른 저장매체에 저장하는 등으로 압수를 완료하면 혐의사실과 관련 없는 전자정보(이하 ‘무관정보’라 한다)를 삭제ㆍ폐기하여야 한다. 수사기관이 새로운 범죄 혐의의 수사를 위하여 무관정보가 남아 있는 복제본을 열람하는 것은 압수ㆍ수색영장으로 압수되지 않은 전자정보를 영장 없이 수색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따라서 복제본은 더 이상 수사기관의 탐색, 복제 또는 출력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수사기관은 새로운 범죄혐의의 수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도 기존 압수ㆍ수색 과정에서 출력하거나 복제한 유관정보의 결과물을 열람할 수 있을 뿐이다.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복제본을 대상으로 압수ㆍ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압수ㆍ수색절차가 종료됨에 따라 당연히 삭제ㆍ폐기되었어야 할 전자정보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위법하다.
참조조문
[1] 헌법 제12조 제1항, 제3항, 형사소송법 제106조, 제218조, 제219조, 제308조의2 / [2] 헌법 제12조 제1항, 제3항, 형사소송법 제106조, 제109조, 제219조, 제308조의2
참조판례
[1] 대법원 2021. 11. 18. 선고 2016도348 전원합의체 판결(공2022상, 57) / [2] 대법원 2023. 10. 18. 선고 2023도8752 판결(공2023하, 2050),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공2024상, 818)
판례내용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우면 담당변호사 황문섭 외 1인
【원심판결】 수원지법 2025. 9. 25. 선고 2023노7985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추가 의견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관련 법리
가. 수사기관은 피의사실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증거물 또는 몰수할 것으로 사료하는 물건을 압수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06조). 따라서 전자정보를 압수하고자 하는 수사기관이 정보저장매체와 거기에 저장된 전자정보를 임의제출의 방식으로 압수할 때, 제출자의 구체적인 제출 범위에 관한 의사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등의 사유로 인해 임의제출자의 의사에 따른 전자정보 압수의 대상과 범위가 명확하지 않거나 이를 알 수 없는 경우에는, 임의제출에 따른 압수의 동기가 된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되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치가 있는 전자정보에 한하여 압수의 대상이 된다.
임의제출된 정보저장매체에서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의 범위를 초과하여 수사기관이 임의로 전자정보를 탐색ㆍ복제ㆍ출력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위법한 압수ㆍ수색에 해당하므로 허용될 수 없다. 만약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ㆍ수색이 종료되기 전에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를 적법하게 탐색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범죄혐의와 관련된 전자정보를 우연히 발견한 경우라면, 수사기관은 더 이상의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법원으로부터 별도의 범죄혐의에 대한 압수ㆍ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경우에 한하여 그러한 정보에 대하여도 적법하게 압수ㆍ수색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임의제출된 정보저장매체에서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의 범위를 넘어서는 전자정보에 대해 수사기관이 영장 없이 압수ㆍ수색하여 취득한 증거는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하고,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영장이 발부되었다거나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여 그 위법성이 치유되는 것도 아니다(대법원 2021. 11. 18. 선고 2016도34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 수사기관은 하드카피나 이미징 등(이하 ‘복제본’이라 한다)에 담긴 전자정보를 탐색하여 혐의사실과 관련된 정보(이하 ‘유관정보’라 한다)를 선별하여 출력하거나 다른 저장매체에 저장하는 등으로 압수를 완료하면 혐의사실과 관련 없는 전자정보(이하 ‘무관정보’라 한다)를 삭제ㆍ폐기하여야 한다. 수사기관이 새로운 범죄 혐의의 수사를 위하여 무관정보가 남아 있는 복제본을 열람하는 것은 압수ㆍ수색영장으로 압수되지 않은 전자정보를 영장 없이 수색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따라서 복제본은 더 이상 수사기관의 탐색, 복제 또는 출력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수사기관은 새로운 범죄혐의의 수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도 기존 압수ㆍ수색 과정에서 출력하거나 복제한 유관정보의 결과물을 열람할 수 있을 뿐이다.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복제본을 대상으로 압수ㆍ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압수ㆍ수색절차가 종료됨에 따라 당연히 삭제ㆍ폐기되었어야 할 전자정보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위법하다(대법원 2023. 10. 18. 선고 2023도8752 판결,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등 참조).
2. 판단
가.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 또는 사정을 알 수 있다.
1) 수사기관은 제1심공동피고인 3에 대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 사건(이하 ‘별건’이라 한다)을 수사하던 중 2022. 10. 17. 제1심공동피고인 3으로부터 이 사건 휴대전화를 임의제출받아 영장 없이 압수하면서, 거기에 저장된 전자정보의 구체적인 제출 범위에 관한 제1심공동피고인 3의 의사를 따로 확인하지 아니하였다.
2) 별건 담당 검찰수사관은 2022. 10. 19. 디지털포렌식 담당 수사관에게 이 사건 휴대전화 중 별건 범죄혐의사실에 관한 ‘세금계산서와 관련된 대화 내용, 사진 등 일체 자료’에 대하여 디지털포렌식 지원을 요청하였고(이하 ‘1차 포렌식’이라 한다), 이에 기초하여 전자정보 탐색ㆍ선별 등 절차를 진행하였다.
3) 별건 담당 검찰수사관은 2022. 10. 26. 다시 디지털포렌식 담당 수사관에게 별건 범죄혐의사실에 관한 ‘이 사건 휴대전화에 저장된 모든 자료’에 대하여 디지털포렌식 지원을 요청하였다(이하 ‘2차 포렌식’이라 한다). 디지털포렌식 담당 수사관은 2022. 10. 27. 이 사건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자정보를 디지털 증거분석하여 이미징 작업을 한 파일을 대검찰청 디지털수사통합업무관리시스템(이하 ‘디지털업무시스템’이라 한다)에 저장하였다.
4) 수사기관은 2022. 10. 27. 제1심공동피고인 3에게 이 사건 휴대전화를 반환하였고, 이후의 수사과정 중 2022. 11. 14. 수사기관의 제1심공동피고인 3에 대한 조사의 문답 내용을 보면, 수사기관은 위 휴대전화 반환 이전에 별건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에 대하여 탐색ㆍ선별 등의 절차가 완료되었음을 전제로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5) 검사는 2022. 10. 31. 제1심공동피고인 3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죄로 기소하였다.
6) 수사기관은 2022. 11. 1. 제1심공동피고인 3과 피고인 1 사이의 통화녹음파일 3개(이하 ‘이 사건 녹음파일들’이라 한다)에 관한 ‘수사보고(경찰관의 공무상비밀누설죄 관련 증거로서 통화녹음파일의 존재 확인)’를 작성하였고, 2022. 11. 2. 이 사건 녹음파일들에 대한 녹취서를 작성하였다.
7) 수사기관은 2022. 11. 8. 제1심공동피고인 3의 변호인에게 별건과 관련하여 압수된 전자정보의 상세목록을 교부하였다.
8) 수사기관은 2022. 11. 9. 이 사건 녹음파일들에 대한 압수ㆍ수색영장(이하 ‘이 사건 영장’이라 한다)을 청구하여 발부받은 다음 디지털업무시스템에 저장되어 있는 이 사건 녹음파일들을 압수하였다.
나. 위와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1) 수사기관이 이 사건 휴대전화와 거기에 저장된 전자정보를 임의제출의 방식으로 압수하면서 구체적인 제출 범위에 관한 제1심공동피고인 3의 의사를 따로 확인한 바 없으므로, 압수의 대상은 임의제출에 따른 압수의 동기가 된 별건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되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치가 있는 전자정보에 한정된다. 그런데 수사기관이 압수한 이 사건 녹음파일들은 영리를 목적으로 허위세금계산서를 발급하였다는 별건 범죄혐의사실과 객관적 관련성이 있는 전자정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2) 또한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감안하면, 이 사건 영장은 수사기관이 별건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를 적법하게 탐색하는 과정에서, 무관정보인 이 사건 녹음파일들을 우연히 발견하여, 더 이상의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법원으로부터 추가 탐색을 위해 발부받은 영장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가) 수사기관이 복제본에 담긴 전자정보를 탐색하여 유관정보를 선별하여 출력하거나 다른 저장매체에 저장하는 등 압수를 완료함으로써, 더 이상 피압수자 또는 변호인에게 참여의 기회를 보장하면서 유관정보 선별을 계속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면, 전체적인 압수ㆍ수색절차는 종료되었고 수사기관은 무관정보를 삭제ㆍ폐기하여야 한다.
나) 이 사건의 경우, 수사기관은 이미 1차 포렌식을 통해 별건 범죄혐의사실에 관한 전자정보를 탐색ㆍ선별한 것으로 보이고, 다시 2차 포렌식을 통해 별건 범죄혐의사실에 관한 전자정보를 탐색ㆍ선별하여야 할 뚜렷한 이유가 보이지 아니함에도 2022. 10. 27. 2차 포렌식을 통해 이 사건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자정보를 디지털 증거분석하여 이미징 작업을 한 다음 제1심공동피고인 3에게 이 사건 휴대전화를 반환하였다. 수사기관은 2022. 10. 31. 제1심공동피고인 3을 별건 범죄혐의사실로 기소하였는데, 그에 관한 증거 수집을 위해 2차 포렌식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만한 사정은 발견할 수 없다. 그렇다면 늦어도 2022. 10. 27. 무렵에는 별건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를 선별하여 출력 또는 저장하는 절차가 마쳐졌고, 이로써 별건 범죄혐의사실에 관한 압수ㆍ수색절차는 종료되었다고 볼 수 있다. 수사기관이 그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2022. 11. 8.에야 제1심공동피고인 3의 변호인에게 별건과 관련하여 압수된 전자정보의 상세목록을 교부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그 무렵 압수ㆍ수색절차가 종료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검사가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 2023. 10. 18. 선고 2023도8752 판결은 압수ㆍ수색영장에 기하여 집행 대상인 전자정보의 선별, 출력 혹은 저장이 이루어지고 그 자리에서 압수목록 및 전자정보확인서까지 교부된 사안으로 사실관계가 다른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다) 게다가 검사는 2022. 10. 31. 제1심공동피고인 3을 별건 범죄혐의사실로 기소하기까지 하였는데, 수사기관은 그 이후에도 무관정보를 계속 탐색하여 이 사건 녹음파일들에 관한 녹취서를 작성하였다. 이는 압수ㆍ수색절차가 종료되어 삭제ㆍ폐기되어야 할 무관정보를 그대로 보관하면서 새로운 범죄혐의의 수사를 위하여 영장 없이 압수ㆍ수색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그 자체로 영장주의 및 적법절차 원칙을 위반하여 위법하다.
라) 이후 이 사건 영장에 의하여 이 사건 녹음파일들을 압수한 것은 압수ㆍ수색절차가 종료됨에 따라 당연히 삭제ㆍ폐기되었어야 할 전자정보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그 자체로 위법하고, 이 사건 영장이 발부되었다는 이유로 그 위법성이 치유되는 것도 아니다.
3) 결국 이 사건 녹음파일들은 영장주의와 적법절차 원칙을 위반하여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에 해당한다.
다. 원심의 판결 이유에 다소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으나, 이 사건 녹음파일들이 위법수집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로 판단한 원심의 결론은 수긍할 수 있다.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전자정보 압수ㆍ수색절차의 적법성, 증거능력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결론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숙희(재판장) 천대엽(주심) 서경환 마용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