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범인을 위해 타인이 허위로 자백하여 범인도피죄를 범하는 것을 범인 스스로 방조하는 경우, 방어권 남용으로 범인도피방조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적극) / 이러한 대법원의 현재 법리는 타당하여 유지되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2] 피고인이 자신의 차량 조수석에 친구 甲을 태우고 음주운전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일으켰는데, 동승한 甲이 피고인에게 "내가 운전한 것으로 해주겠다."라고 말하자, 피고인은 이에 동의하고 차량 뒷좌석으로 이동한 후 甲이 조수석에서 운전석으로 옮겨 탈 수 있게 하여 마치 甲이 운전한 것과 같은 외관을 만든 다음, 피고인이 보험회사에 전화하여 "甲이 운전하였다."라고 말하고, 甲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내가 운전했다."라고 말하며 음주측정에 응함으로써 피고인이 甲의 범인도피행위를 방조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은 위와 같은 행위를 통하여 甲이 피고인을 위해 경찰관에게 그 자신이 운전자라고 허위로 진술하는 것을 용이하게 하였고, 그로 인해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죄를 범한 진범의 발견을 방해하여 형사사법 작용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였으므로, 피고인의 방조행위는 방어권 남용으로서 범인도피방조죄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다수의견] 형법 제151조 제1항은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이하 ‘범인’이라 한다)를 도피하게 한 자’를 처벌한다고 규정한다. 범인 스스로 도피하는 행위는 형법 제151조 제1항의 범인도피죄로 처벌되지 않는다. 그런데 대법원은 2008. 11. 13. 선고 2008도7647 판결 등에서 ‘범인을 위해 타인이 허위로 자백하여 범인도피죄를 범하는 것을 범인 스스로 방조하는 경우 방어권 남용으로 범인도피방조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하였다. 이러한 현재의 판례 법리는 타당하므로 유지되어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형법 제151조 제1항에서 규정하는 범인도피죄는 범인은닉 이외의 방법으로 범인에 대한 수사, 재판 및 형의 집행 등 형사사법 작용을 곤란 또는 불가능하게 하는 때에 성립하는 것으로서 그 행위의 방법에 어떠한 제한이 없고, 형사사법 작용을 방해하는 결과가 현실적으로 초래될 것이 요구되지 않는 위험범이다. 범인 아닌 사람이 수사기관에 범인임을 자처하고 허위사실을 진술하여 진범의 체포와 발견에 지장을 초래한 행위는 범인도피죄에 해당한다.
(나) ① 대법원은 범인 스스로 도피하는 행위를 방어권 범위 내의 것으로 보아 범인도피죄로 처벌하지 않으면서, 다른 한편으로 2000. 3. 24. 선고 2000도20 판결에서 ‘범인이 자신을 위하여 타인으로 하여금 허위 자백을 하게 하여 범인도피죄를 범하도록 하는 행위는 방어권 남용으로 범인도피교사죄에 해당한다.’(이하 ‘방어권 남용 법리’라 한다)고 판시한 이래 2002. 11. 8. 선고 2002도5096 판결 등에서 여러 차례 같은 취지로 판단함으로써, 그와 같은 범인의 교사행위는 방어권 남용에 해당하여 처벌 대상이 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해 왔다.
② 대법원은 이러한 방어권 남용 법리가 범인을 위해 타인이 허위로 자백하는 것을 범인 스스로 방조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보아, 앞서 본 2008도7647 판결에서 ‘피고인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차량) 등 범행에 관하여 수사기관에 허위로 자백하겠다는 타인의 제안에 응하여 피고인이 그 타인에게 사고 발생 및 도주 경위에 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방법으로 타인의 범인도피 범행을 방조하였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③ 그 후 대법원은 2014. 4. 10. 선고 2013도12079 판결에서, 범인이 지인에게 자동차를 이용하여 원하는 목적지로 이동시켜 달라고 요구하거나 속칭 ‘대포폰’을 구해 달라고 부탁한 행위는 형사사법 작용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한다고 보기 어려운 통상적 도피의 한 유형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여 범인도피교사죄로 처벌되지 않을 수 있다고 하면서도, 범인이 타인으로 하여금 허위 자백을 하게 하는 등으로 범인도피죄를 범하도록 하는 경우와 같이 범인의 행위가 범인 스스로의 도피행위 범주를 벗어난 방어권 남용이라고 볼 수 있을 때에는 범인도피교사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와 같은 판례의 태도는 현재까지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다.
④ 범인이 타인으로 하여금 허위 자백을 하게 하거나 타인의 허위 자백을 촉진ㆍ강화 또는 용이하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자신 대신 형사처벌을 받을 허위 범인을 수사기관에 내세우는 행위(이하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라 한다)는, 허위 범인으로 말미암아 진범의 존재가 감추어지고 허위 범인에게 수사력이 집중되는 등 수사 방향 자체가 왜곡됨으로써 진범에 대한 수사, 재판 및 형의 집행 등이 곤란하거나 불가능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형사사법 작용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크다. 이에 비하여 범인이 통상적인 도피행위 범주 내에서 도피에 필요한 물자ㆍ자금ㆍ장소 등을 타인으로부터 제공받아 스스로 도피하는 행위는, 그로 인해 범인에 대한 수사 등이 지연되기는 하지만 수사 방향 자체가 크게 왜곡되지는 않아 형사사법 작용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상대적으로 작다. 이와 같이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는 기본적인 도피 형태와 구조, 수사기관을 기망하거나 수사와 재판에 혼선을 초래하는 방식, 형사사법 작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성의 정도 등이 통상적인 도피행위와 확연히 다르다. 범인의 이러한 행위는 누구에게나 자연스러운 인간 본성의 발현이라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를 법적으로 용인하면 우리 사회의 안전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형사사법 작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위험성이 매우 크고 일반 국민의 법감정에도 어긋나 법질서에 대한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대법원은 범인의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를 자기방어권 한계 일탈의 대표적 유형으로 평가하여 범인도피교사ㆍ방조죄로 처벌해 온 것이다.
⑤ 범인도피죄가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은 범인에 대한 수사, 재판 및 형의 집행 등 형사사법 작용과 관련한 국가의 기능이므로, 정당한 형사사법 작용을 중대하게 방해하는 행위를 범인의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아무런 제한 없이 허용할 수는 없다. 그동안 대법원이 범인도피죄와 관련하여 선언해 온 방어권 남용 법리는 법이 허용하는 범인의 자기방어권의 한계에 대한 고민을 거듭한 결과물이다. 범인이 자신의 도피를 위해 타인의 범인도피 범행에 가담하는 행위는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 외에도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어느 경우이든 범인의 교사ㆍ방조행위가 스스로의 통상적인 도피행위 범주를 벗어나 형사사법 작용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있는 때에는 방어권 남용에 해당하여 범인도피교사ㆍ방조죄로 처벌할 수 있고, 그것이 방어권 남용 법리의 본질이다.
(다) ① 범인 자신이 진범이라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타인을 허위 범인으로 내세우는 행위는, 그 가담 형태가 교사와 방조 중 어느 것에 해당하더라도 진범의 체포와 발견을 방해하여 형사사법 작용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방어권 남용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는 동일한 범주에 속한다.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에 가담한 범인을 범인도피죄의 공범으로 처벌할 것인지는, 범인을 도피하게 하는 것이라고 지목된 행위의 양태와 내용, 범인과 그 타인(범인도피죄의 정범)과의 관계, 행위 당시의 구체적 상황, 형사사법 작용에 영향을 미칠 위험성의 정도 등을 전체적ㆍ종합적으로 살펴보아 범인의 행위가 방어권 남용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법적 평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하고, 범인의 가담 형태가 교사인지 방조인지에 따라 처벌 여부를 달리할 것은 아니다.
② 범인이 타인으로 하여금 허위 자백을 하게 하거나 타인의 허위 자백을 촉진ㆍ강화 또는 용이하게 하는 행위는, 범인과 타인 사이의 긴밀한 유대관계나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동적ㆍ발전적인 의사형성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명시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상대방과의 암묵적 교감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범인과 타인 사이에 내밀하게 이루어진 의사형성 과정을 사후적으로 재구성하여 그 당시 범인이 타인에게 허위 자백이라는 범죄 결의를 일으킨 것인지 아니면 타인이 먼저 허위 자백을 마음먹고 있었던 것인지 등을 정확하게 평가하기란 쉽지 않다. 허위 자백이라는 범죄 결의의 발생 시점, 타인의 범죄 결의와 범인의 행위 사이의 선후 관계, 범인의 행위가 타인의 범죄 결의에 영향을 미친 정도 등은 주로 범인과 타인의 진술을 기초로 판단하게 된다. 그런데 범인과 타인의 기억이 정확하지 않거나 의도적으로 거짓 진술을 하는 경우 등에는 범인의 행위가 교사와 방조 중 어느 것에 해당하는지 증명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이들의 사후 진술에 따라 가담 형태가 얼마든지 왜곡되거나 다르게 평가될 수 있다.
③ 이와 같은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범인이 타인과 긴밀한 의사소통을 거쳐 수사기관에 허위 범인을 내세우는 일련의 과정 중에서 범인의 최초 가담 형태에만 주목하여 교사와 방조를 구분한 다음 방조에 대하여는 방어권 남용 법리의 적용을 배제하게 되면, 범인으로서는 관련자들의 진술에 따라 가담 형태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하여, 실제로는 범인이 타인에게 허위 자백을 교사한 것임에도 자신의 행위를 방조로 가장함으로써 형사처벌 대상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다. 범인도피방조죄에 관한 방어권 남용 법리의 적용 배제는 단지 범인의 범인도피방조행위를 처벌하지 않는 데 그치지 않고 결국에는 가벌성이 높은 범인도피교사행위까지 처벌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져 실체적 진실 규명을 통한 적정한 형벌권 행사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이는 그동안 대법원이 방어권 남용 법리를 선언하고 유지해 온 배경과 그 근본취지에 어긋나는 결과가 된다.
[대법관 이흥구, 대법관 오경미, 대법관 서경환, 대법관 권영준, 대법관 박영재의 반대의견] 형법 제151조 제1항의 범인도피죄는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를 ‘은닉 또는 도피하게 한 자’(이하 ‘범인도피죄 본범’이라 한다)를 처벌하는 규정이다.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범인이 스스로 도피하는 행위(이하 ‘자기도피행위’라 한다)는 범인의 자기방어와 이익을 위한 인간의 본성에 따른 것으로서, 애초에 형법 제151조 제1항의 구성요건에서 제외되어 있어 범인도피죄로 처벌되지 않는다. 범인도피죄 본범이 범인을 도피시키는 범행을 할 때, 범인이 이에 편승하여 범인도피죄 본범의 행위를 돕는 것 역시 본질적으로 범인의 자기방어와 이익을 위한 인간의 본성에 따른 자기도피행위의 연장선에 있는 행위이므로, 이러한 범인의 범인도피방조행위는 자기도피행위와 마찬가지로 처벌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이는 범인도피죄 본범이 수사기관에 범인임을 자처하고 허위사실을 진술하는 등으로 범인도피행위를 하고, 범인이 이에 편승하여 이러한 범인도피행위를 도운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범인도피죄 본범이 범인을 위하여 허위 자백이나 진술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범인도피죄를 범하는 것을 범인 스스로 방조한 경우 범인도피방조죄로 처벌할 수 없다. 이와 달리 범인의 위와 같은 방조행위는 방어권 남용으로서 범인도피방조죄에 해당한다고 한 현재의 판례 법리는 변경되어야 한다.
[2] 피고인이 자신의 차량 조수석에 친구 甲을 태우고 혈중알코올농도 0.097%의 술에 취한 상태로 음주운전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일으켰는데, 동승한 甲이 피고인에게 "내가 운전한 것으로 해주겠다."라고 말하자, 피고인은 이에 동의하고 차량 뒷좌석으로 이동한 후 甲이 조수석에서 운전석으로 옮겨 탈 수 있게 하여 마치 甲이 운전한 것과 같은 외관을 만든 다음, 피고인이 보험회사에 전화하여 "甲이 운전하였다."라고 말하고, 甲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내가 운전했다."라고 말하며 음주측정에 응함으로써 피고인이 甲의 범인도피행위를 방조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범인이 자신을 위한 타인의 허위 자백 또는 진술을 촉진ㆍ강화하거나 용이하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타인의 범인도피 범행을 방조한 행위는 방어권 남용으로 범인도피방조죄에 해당할 수 있는데, 사고 직후 甲이 피고인의 음주운전 사실 적발 등을 염려하여 피고인에게 먼저 "내가 운전한 것으로 하겠다."라고 제안하자, 피고인은 이에 응하여 甲과 차량 안에서 자리를 이동한 다음 甲은 운전석 문으로, 피고인은 조수석 뒷문으로 내려 마치 甲이 운전한 것과 같은 외관을 만들었던 점, 그 후 주변 행인의 신고로 경찰관이 사고 현장에 출동하자, 그 자리에서 피고인은 자신이 운전자임을 밝히지 않고 甲으로 하여금 그 자신이 운전자라고 말하면서 경찰관의 음주감지기에 의한 음주측정에 응하도록 한 점, 피고인이 교통사고를 일으킨 실제 운전자라는 사실은, 사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지구대로 복귀한 후에 사고 경위 등을 이상하게 여긴 보험회사 직원의 피고인과 甲에 대한 추궁과 수사기관에 대한 신고로 밝혀지게 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위와 같은 행위를 통하여 甲이 피고인을 위해 경찰관에게 그 자신이 운전자라고 허위로 진술하는 것을 용이하게 하였고, 그로 인해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죄를 범한 진범의 발견을 방해하여 형사사법 작용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였으므로, 피고인의 방조행위는 방어권 남용으로서 범인도피방조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에게 범인도피방조죄를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형법 제31조, 제32조, 제151조 제1항 / [2] 형법 제32조, 제151조 제1항,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3항 제2호
참조판례
[1] 대법원 2000. 3. 24. 선고 2000도20 판결(공2000상, 1106), 대법원 2000. 11. 24. 선고 2000도4078 판결(공2001상, 220), 대법원 2002. 11. 8. 선고 2002도5096 판결, 대법원 2003. 12. 12. 선고 2003도4533 판결(공2004상, 275), 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8도7647 판결, 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3도12079 판결(공2014상, 1082)
판례내용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전주지법 2025. 6. 24. 선고 2024노426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범인도피방조죄의 성립 관련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사안의 개요 및 쟁점
1) 범인도피방조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23. 5. 15. 22:45경 도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97%의 술에 취한 상태로 승용차를 운전하던 중 전방에서 신호 대기 중인 승용차를 들이받는 교통사고를 일으켰다.
이에 피고인의 승용차 조수석에 동승한 박○○이 피고인에게 "내가 운전한 것으로 해주겠다."라고 말하자, 피고인은 이에 동의하고 승용차 뒷좌석으로 이동하여 박○○이 조수석에서 운전석으로 옮겨 탈 수 있게 하고, 이어서 박○○은 운전석 문으로, 피고인은 조수석 뒷문으로 각각 하차하여 마치 박○○이 운전한 것과 같은 외관을 만든 다음, 피고인이 보험회사에 전화하여 "박○○이 운전하였다."라고 말하고, 박○○은 교통사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내가 운전했다."라고 말하며 음주감지기에 의한 음주측정에 응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박○○의 범인도피행위를 용이하게 하여 이를 방조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3) 쟁점
형법 제151조 제1항은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이하 ‘범인’이라 한다)를 도피하게 한 자’를 처벌한다고 규정한다. 범인 스스로 도피하는 행위는 형법 제151조 제1항의 범인도피죄로 처벌되지 않는다. 그런데 대법원은 2008. 11. 13. 선고 2008도7647 판결 등에서 ‘범인을 위해 타인이 허위로 자백하여 범인도피죄를 범하는 것을 범인 스스로 방조하는 경우 방어권 남용으로 범인도피방조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하였다. 이 사건의 쟁점은,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죄를 범한 범인인 피고인의 공소사실 기재 행위가 범인도피방조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전제로서 이러한 현재의 판례 법리를 유지할 것인지 여부이다.
나. 쟁점에 대한 판단
현재의 판례 법리는 타당하므로 유지되어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범인도피죄의 의의와 보호법익
형법 제151조 제1항에서 규정하는 범인도피죄는 범인은닉 이외의 방법으로 범인에 대한 수사, 재판 및 형의 집행 등 형사사법 작용을 곤란 또는 불가능하게 하는 때에 성립하는 것으로서 그 행위의 방법에 어떠한 제한이 없고, 형사사법 작용을 방해하는 결과가 현실적으로 초래될 것이 요구되지 않는 위험범이다(대법원 2003. 12. 12. 선고 2003도4533 판결 등 참조). 범인 아닌 사람이 수사기관에 범인임을 자처하고 허위사실을 진술하여 진범의 체포와 발견에 지장을 초래한 행위는 범인도피죄에 해당한다(대법원 2000. 11. 24. 선고 2000도4078 판결 등 참조).
2) 방어권 남용 법리의 의의와 취지
가) 대법원은 범인 스스로 도피하는 행위를 방어권 범위 내의 것으로 보아 범인도피죄로 처벌하지 않으면서, 다른 한편으로 2000. 3. 24. 선고 2000도20 판결에서 ‘범인이 자신을 위하여 타인으로 하여금 허위 자백을 하게 하여 범인도피죄를 범하도록 하는 행위는 방어권 남용으로 범인도피교사죄에 해당한다.’(이하 ‘방어권 남용 법리’라 한다)고 판시한 이래 2002. 11. 8. 선고 2002도5096 판결 등에서 여러 차례 같은 취지로 판단함으로써, 그와 같은 범인의 교사행위는 방어권 남용에 해당하여 처벌 대상이 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해 왔다.
나) 대법원은 이러한 방어권 남용 법리가 범인을 위해 타인이 허위로 자백하는 것을 범인 스스로 방조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보아, 앞서 본 2008도7647 판결에서 ‘피고인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차량) 등 범행에 관하여 수사기관에 허위로 자백하겠다는 타인의 제안에 응하여 피고인이 그 타인에게 사고 발생 및 도주 경위에 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방법으로 타인의 범인도피 범행을 방조하였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다) 그 후 대법원은 2014. 4. 10. 선고 2013도12079 판결에서, 범인이 지인에게 자동차를 이용하여 원하는 목적지로 이동시켜 달라고 요구하거나 속칭 ‘대포폰’을 구해 달라고 부탁한 행위는 형사사법 작용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한다고 보기 어려운 통상적 도피의 한 유형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여 범인도피교사죄로 처벌되지 않을 수 있다고 하면서도, 범인이 타인으로 하여금 허위 자백을 하게 하는 등으로 범인도피죄를 범하도록 하는 경우와 같이 범인의 행위가 범인 스스로의 도피행위 범주를 벗어난 방어권 남용이라고 볼 수 있을 때에는 범인도피교사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와 같은 판례의 태도는 현재까지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다.
라) 범인이 타인으로 하여금 허위 자백을 하게 하거나 타인의 허위 자백을 촉진ㆍ강화 또는 용이하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자신 대신 형사처벌을 받을 허위 범인을 수사기관에 내세우는 행위(이하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라 한다)는, 허위 범인으로 말미암아 진범의 존재가 감추어지고 허위 범인에게 수사력이 집중되는 등 수사 방향 자체가 왜곡됨으로써 진범에 대한 수사, 재판 및 형의 집행 등이 곤란하거나 불가능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형사사법 작용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크다. 이에 비하여 범인이 통상적인 도피행위 범주 내에서 도피에 필요한 물자ㆍ자금ㆍ장소 등을 타인으로부터 제공받아 스스로 도피하는 행위는, 그로 인해 범인에 대한 수사 등이 지연되기는 하지만 수사 방향 자체가 크게 왜곡되지는 않아 형사사법 작용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상대적으로 작다. 이와 같이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는 기본적인 도피 형태와 구조, 수사기관을 기망하거나 수사와 재판에 혼선을 초래하는 방식, 형사사법 작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성의 정도 등이 통상적인 도피행위와 확연히 다르다. 범인의 이러한 행위는 누구에게나 자연스러운 인간 본성의 발현이라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를 법적으로 용인하면 우리 사회의 안전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형사사법 작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위험성이 매우 크고 일반 국민의 법감정에도 어긋나 법질서에 대한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대법원은 범인의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를 자기방어권 한계 일탈의 대표적 유형으로 평가하여 범인도피교사ㆍ방조죄로 처벌해 온 것이다.
마) 범인도피죄가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은 범인에 대한 수사, 재판 및 형의 집행 등 형사사법 작용과 관련한 국가의 기능이므로, 정당한 형사사법 작용을 중대하게 방해하는 행위를 범인의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아무런 제한 없이 허용할 수는 없다. 그동안 대법원이 범인도피죄와 관련하여 선언해 온 방어권 남용 법리는 법이 허용하는 범인의 자기방어권의 한계에 대한 고민을 거듭한 결과물이다. 범인이 자신의 도피를 위해 타인의 범인도피 범행에 가담하는 행위는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 외에도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어느 경우이든 범인의 교사ㆍ방조행위가 스스로의 통상적인 도피행위 범주를 벗어나 형사사법 작용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있는 때에는 방어권 남용에 해당하여 범인도피교사ㆍ방조죄로 처벌할 수 있고, 그것이 방어권 남용 법리의 본질이다.
3)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에서 교사와 방조를 구분하여 방조에 대해서만 방어권 남용 법리의 적용을 배제하는 것의 불합리성
가) 범인 자신이 진범이라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타인을 허위 범인으로 내세우는 행위는, 그 가담 형태가 교사와 방조 중 어느 것에 해당하더라도 진범의 체포와 발견을 방해하여 형사사법 작용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방어권 남용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는 동일한 범주에 속한다.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에 가담한 범인을 범인도피죄의 공범으로 처벌할 것인지는, 범인을 도피하게 하는 것이라고 지목된 행위의 양태와 내용, 범인과 그 타인(범인도피죄의 정범)과의 관계, 행위 당시의 구체적 상황, 형사사법 작용에 영향을 미칠 위험성의 정도 등을 전체적ㆍ종합적으로 살펴보아 범인의 행위가 방어권 남용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법적 평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하고, 범인의 가담 형태가 교사인지 방조인지에 따라 처벌 여부를 달리할 것은 아니다.
나) 범인이 타인으로 하여금 허위 자백을 하게 하거나 타인의 허위 자백을 촉진ㆍ강화 또는 용이하게 하는 행위는, 범인과 타인 사이의 긴밀한 유대관계나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동적ㆍ발전적인 의사형성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명시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상대방과의 암묵적 교감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범인과 타인 사이에 내밀하게 이루어진 의사형성 과정을 사후적으로 재구성하여 그 당시 범인이 타인에게 허위 자백이라는 범죄 결의를 일으킨 것인지 아니면 타인이 먼저 허위 자백을 마음먹고 있었던 것인지 등을 정확하게 평가하기란 쉽지 않다. 허위 자백이라는 범죄 결의의 발생 시점, 타인의 범죄 결의와 범인의 행위 사이의 선후 관계, 범인의 행위가 타인의 범죄 결의에 영향을 미친 정도 등은 주로 범인과 타인의 진술을 기초로 판단하게 된다. 그런데 범인과 타인의 기억이 정확하지 않거나 의도적으로 거짓 진술을 하는 경우 등에는 범인의 행위가 교사와 방조 중 어느 것에 해당하는지 증명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이들의 사후 진술에 따라 가담 형태가 얼마든지 왜곡되거나 다르게 평가될 수 있다.
다) 이와 같은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범인이 타인과 긴밀한 의사소통을 거쳐 수사기관에 허위 범인을 내세우는 일련의 과정 중에서 범인의 최초 가담 형태에만 주목하여 교사와 방조를 구분한 다음 방조에 대하여는 방어권 남용 법리의 적용을 배제하게 되면, 범인으로서는 관련자들의 진술에 따라 가담 형태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하여, 실제로는 범인이 타인에게 허위 자백을 교사한 것임에도 자신의 행위를 방조로 가장함으로써 형사처벌 대상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다. 범인도피방조죄에 관한 방어권 남용 법리의 적용 배제는 단지 범인의 범인도피방조행위를 처벌하지 않는 데 그치지 않고 결국에는 가벌성이 높은 범인도피교사행위까지 처벌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져 실체적 진실 규명을 통한 적정한 형벌권 행사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이는 그동안 대법원이 방어권 남용 법리를 선언하고 유지해 온 배경과 그 근본취지에 어긋나는 결과가 된다.
다. 이 사건에 대한 판단
1) 범인이 자신을 위한 타인의 허위 자백 또는 진술을 촉진ㆍ강화하거나 용이하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타인의 범인도피 범행을 방조한 행위는 방어권 남용으로 범인도피방조죄에 해당할 수 있다.
2)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인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이 운전하는 승용차의 조수석에 친구인 박○○을 태우고 음주운전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일으켰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나) 이 사건 사고 직후 박○○이 피고인의 음주운전 사실 적발 등을 염려하여 피고인에게 먼저 "내가 운전한 것으로 하겠다."라고 제안하였다. 피고인은 이에 응하여 박○○과 승용차 안에서 자리를 이동한 다음, 박○○이 운전석 문으로, 피고인은 조수석 뒷문으로 내려 마치 박○○이 운전한 것과 같은 외관을 만들었다.
다) 그 후 주변 행인의 신고로 경찰관이 이 사건 사고 현장에 출동하였는데, 그 자리에서 피고인은 자신이 운전자임을 밝히지 않고 박○○으로 하여금 그 자신이 운전자라고 말하면서 경찰관의 음주감지기에 의한 음주측정에 응하도록 하였다.
라) 피고인이 이 사건 사고를 일으킨 실제 운전자라는 사실은, 사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지구대로 복귀한 후에 사고 경위 등을 이상하게 여긴 보험회사 직원의 피고인과 박○○에 대한 추궁과 수사기관에 대한 신고로 밝혀지게 되었다.
3)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피고인은 공소사실 기재 행위를 통하여 박○○이 피고인을 위해 경찰관에게 그 자신이 운전자라고 허위로 진술하는 것을 용이하게 하였고, 그로 인해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죄를 범한 진범의 발견을 방해하여 형사사법 작용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였으므로, 이와 같은 피고인의 방조행위는 방어권 남용으로서 범인도피방조죄에 해당한다.
원심이 이와 같은 취지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범인도피방조죄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양형부당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의 양형판단에 사실오인, 법리오해, 이유불비의 위법이 있다거나 평등ㆍ형평의 원칙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은 결국 양형부당 주장에 해당한다. 그런데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따르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에게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위와 같은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3. 결론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는 대법관 이흥구, 대법관 오경미, 대법관 서경환, 대법관 권영준, 대법관 박영재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하였다.
4. 대법관 이흥구, 대법관 오경미, 대법관 서경환, 대법관 권영준, 대법관 박영재의 반대의견
가. 반대의견의 요지
형법 제151조 제1항의 범인도피죄는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를 ‘은닉 또는 도피하게 한 자’(이하 ‘범인도피죄 본범’이라 한다)를 처벌하는 규정이다.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범인이 스스로 도피하는 행위(이하 ‘자기도피행위’라 한다)는 범인의 자기방어와 이익을 위한 인간의 본성에 따른 것으로서, 애초에 형법 제151조 제1항의 구성요건에서 제외되어 있어 범인도피죄로 처벌되지 않는다. 범인도피죄 본범이 범인을 도피시키는 범행을 할 때, 범인이 이에 편승하여 범인도피죄 본범의 행위를 돕는 것 역시 본질적으로 범인의 자기방어와 이익을 위한 인간의 본성에 따른 자기도피행위의 연장선에 있는 행위이므로, 이러한 범인의 범인도피방조행위는 자기도피행위와 마찬가지로 처벌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이는 범인도피죄 본범이 수사기관에 범인임을 자처하고 허위사실을 진술하는 등으로 범인도피행위를 하고, 범인이 이에 편승하여 이러한 범인도피행위를 도운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범인도피죄 본범이 범인을 위하여 허위 자백이나 진술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범인도피죄를 범하는 것을 범인 스스로 방조한 경우 범인도피방조죄로 처벌할 수 없다. 이와 달리 범인의 위와 같은 방조행위는 방어권 남용으로서 범인도피방조죄에 해당한다고 한 현재의 판례 법리는 변경되어야 한다.
나. 범인의 범인도피방조행위를 방어권 남용으로 보아 처벌하는 법리의 부당성
1) 범인도피죄의 문언에 따른 해석의 한계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
가) 형법 제151조 제1항의 범인도피죄는 제3자인 범인에 의해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가 이미 범해진 것을 전제로 그 범인을 비호하는 범인도피죄 본범의 행위를 처벌한다. 즉, 이 규정은 제3자인 범인을 도피하게 한 ‘범인도피죄 본범’을 처벌하는 규정일 뿐 스스로 도피행위를 한 범인을 처벌하는 규정이 아니다. 따라서 범인이 범죄를 저지르고 스스로 도피하는 행위는 범인도피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범인을 범인도피죄의 정범으로 처벌할 수 없고, 제3자인 범인이 자신의 도피를 위해 범인도피죄 본범의 범행에 가담하였다고 하더라도 원칙적으로는 범인을 범인도피죄의 공범으로도 처벌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나) 범인이 범죄를 저지르고 수사기관에 허위 진술을 하는 등의 자기도피행위를 하는 것은 국가의 원활한 형사사법 작용을 방해하는 행위임이 분명하다. 나아가 이러한 자기도피행위에 범인도피죄 본범이 연루되어 범인을 도피하게 한 경우에도, 형사사법 작용이 방해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럼에도 입법자는 처음부터 형법 제151조 제1항에서 범인을 도피하게 한 범인도피죄 본범만 처벌 대상으로 삼았을 뿐 범인은 그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이는 범인이 국가의 형벌권 행사를 피하기 위해 스스로 도피하는 행위는 자기방어권에 속하므로, 범인의 도피에 범인도피죄 본범이 연루된 형태의 범행에서 국가의 형사사법 작용을 방해할 위험이 발생하더라도 원칙적으로 범인은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지 않겠다는 입법자의 결단이 표현된 것이다. 이와 같이 입법자는 국가의 형사사법 기능과 범인의 방어권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범인의 방어권에 우위를 두고 범인도피죄의 규율 체계를 정한 것이므로, 범인도피죄에서 범인에 대한 처벌범위를 판단할 때는 범인의 방어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다) 한편 선례는 대법원 2000. 3. 24. 선고 2000도20 판결 등을 통해 범인의 자신을 위한 범인도피교사행위의 경우 방어권 남용 법리를 적용하여 그 한계 안에서는 범인 자신도 처벌됨을 선언하였다. 이는 형사사법 기능의 원활한 작동과 범인의 방어권 보장이라는 두 가치를 조화롭게 규율하고자 형법 제151조 제1항의 문언에 따른 엄격한 해석의 예외를 인정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예외 법리의 적용 범위를 확장할 때에는, 형사법의 대원칙인 죄형법정주의 원칙에서 벗어나는 결과를 야기하는 것은 아닌지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일부 형사정책적 필요성을 내세워 방어권 남용 법리를 활용하여 범인이 범인도피죄 본범의 도피행위를 돕는 방조행위를 범인도피방조죄로 처벌하는 것은, 형법 제151조 제1항의 문언이나 방어권 남용 법리의 적용 한계를 벗어나는 것이고 죄형법정주의 원칙에도 어긋난다.
2) 방어권 남용 법리의 의의와 적용 범위의 본질적 한계
가) 애초에 방어권 남용 법리는 ‘범인의 자기도피행위는 범인도피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원칙에 대한 예외로서 선언되었다. 이는 범인이 자신을 위하여 타인으로 하여금 허위 자백을 하게 하여 범인도피죄를 범하도록 하는 행위 등과 같이 범인의 교사행위를 처벌하기 위한 것이다. 범인의 이러한 교사행위는 이미 발생한 선행 범죄행위와 관련하여 자신을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도록 방어하는 데에 머물지 않고, 아무런 범죄 결의가 없었던 타인을 적극적으로 타락시켜 ‘범인도피죄’라는 새로운 범죄의 실행을 결의하게 하여 ‘범인도피죄의 정범’이라는 새로운 범죄자를 창출하는 데에 고유한 행위반가치가 있다. 대법원은 이러한 교사행위가 가진 특유의 불법성 등에 주목하여 범인의 타인에 대한 허위 자백 교사 등과 같은 특수한 유형의 교사행위를 예외적으로 처벌하기 위해 방어권 남용 법리를 선언한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범죄자의 창출’이라는 점에서 발현되는 교사행위 특유의 행위반가치성은 방어권 남용 법리를 적용하여 범인도피죄의 처벌 영역을 넓히는 것에 대한 본질적 한계점이 되어야 한다.
나) 범인의 방조행위는 범인의 교사행위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행위이다. 범인도피죄 본범이 스스로 결의하여 실행하는 범죄를 방조하는 행위에는 교사행위와 달리 타인을 타락시키거나 새로운 범죄자를 창출하는 행위반가치가 없다. 범인이 자신을 도피시키는 범인도피죄 본범의 행위를 방조하는 것은 이미 범인을 도피시키려고 마음먹은 범인도피죄 본범의 범죄 결의가 존재함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그 실행을 돕는 방조행위로 새로운 불법이 적극적으로 창출되는 것이 아니다.
궁박한 처지에 놓인 범인의 입장에서 볼 때 자신을 도피시키고자 스스로 나서는 범인도피죄 본범의 행위는 자기방어에 이익이 되므로 인간의 본성상 이를 거절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나아가 범인이 자신을 도피시키는 범인도피죄 본범의 행위를 돕는 것은 타인의 범인도피 범행에 기대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자기방어행위의 일환으로 보아야 한다. 이는 범인을 도피시키기 위하여 허위 자백 등을 하는 범인도피죄 본범의 행위를 범인이 용이하게 하는 경우에도 다르지 않다. 범인도피죄 본범이 범인을 위하여 허위 자백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범인을 도피시키는 행위는 범인의 동의나 협력을 수반하는 경우가 많다. 범인이 자신을 도피시키려는 범인도피죄 본범의 제안에 응하여 그가 허위 자백을 하는 것을 묵인하거나 이에 협력하는 것은, 범인의 입장에서 볼 때 타인이 스스로 결의하여 실행한 범인도피행위에 기대어 그 이익을 누린 것에 불과할 뿐이다. 따라서 새로운 범죄자의 창출이라는 행위반가치성이 없는 범인의 방조행위에 대해서까지 방어권 남용 법리를 확대 적용하여 범인도피죄의 처벌 영역을 넓히는 것은 방어권 남용 법리의 본질적 한계점을 넘어서는 것이다.
다) 그런데 대법원은 2008. 11. 13. 선고 2008도7647 판결에서 그동안 범인의 허위 자백 교사 등 교사행위에 대해서만 적용되어 오던 방어권 남용 법리가 범인의 허위 자백 방조 등 방조행위에 대하여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는 내용으로 현재의 판례 법리를 처음으로 선언하면서도, 구체적인 이유나 법리적 근거를 밝히지 않았다. 이 판결에서 제시된 이유만으로는 왜 범인의 허위 자백 방조 등 방조행위에 대해서까지 방어권 남용 법리의 적용 범위를 확장하여 범인 불처벌의 예외를 인정하여야 하는 것인지 그 뚜렷한 근거를 알 수 없다.
라) 다수의견은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의 경우에는 허위 범인으로 말미암아 수사 방향 자체가 왜곡됨으로써 진범에 대한 수사, 재판 등이 곤란하거나 불가능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형사사법 작용에 중대한 장애가 초래되기 때문에, 대법원이 그동안 범인이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에 가담한 것은 방어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보아 범인도피교사ㆍ방조죄로 처벌해 왔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다수의견은 방어권 남용 법리의 본질적 의의를 ‘아무런 범죄 결의가 없었던 타인을 적극적으로 타락시키는 새로운 불법의 창출’이 아니라 범인도피죄의 보호법익(수사, 재판 등 국가의 형사사법 작용)에 대한 침해 결과의 중대성에서 찾고 있다는 점에서 타당하지 않다.
다수의견의 이러한 논리는, 범인도피죄 외에도 국가의 형사사법 작용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형법 제155조 제1항, 제2항의 증거인멸ㆍ증인은닉 등의 범죄(이하 ‘증거인멸죄’라 한다)에서 각 범죄행위가 갖는 형사사법 작용에 대한 위해의 정도를 생각해보더라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물적 증거를 위조ㆍ변조하는 등의 행위야말로 적극적인 허위 증거 작출로 수사 방향 자체를 왜곡시켜 진범에 대한 수사, 재판 등이 곤란하거나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 못지않은 위험성이 있다. 그럼에도 형법 제155조 제1항은 범인 자신이 한 물적 증거의 위조ㆍ변조 행위를 처벌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고, 선례 또한 이를 확인한 것은(대법원 1965. 12. 10. 선고 65도826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방어권 남용 법리의 본질이 형사사법 작용에 대한 침해 결과의 중대성에 있지 않음을 방증한다.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범인이 범인도피죄 본범과 공동정범으로서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를 실행한 경우에 범인도피교사ㆍ방조죄보다 범인도피죄의 보호법익에 대한 침해 결과의 중대성이 크거나 유사함에도 이를 처벌하지 않는 것 또한 방어권 남용 법리의 본질이 다수의견과 달리 ‘타인을 적극적으로 타락시키는 새로운 불법의 창출’에 있음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다수의견과 같이 형사사법 작용에 대한 침해 결과의 중대성을 기준으로 방어권 남용 법리의 적용 범위를 결정하게 되면, 범인도피행위의 양태나 방조행위의 유형이 매우 다양하게 펼쳐지는 상황에서 방어권 남용 법리의 본질적 한계점에 대한 변별력이 떨어져 처벌범위가 부당하게 확대될 우려가 있다.
3) 범인도피죄 관련 방어권 남용 법리의 적용 범위를 축소하여 온 대법원의 방향성과의 조화
가) 형법 제151조 제1항에서 범인의 자기도피행위를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음에도, 대법원이 방어권 남용 법리를 적용하여 범인을 범인도피교사죄로 처벌하는 것에 대해서 학계 등으로부터 상당한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범인이 다른 사람을 교사하여 자신을 은닉ㆍ도피하게 하는 것은 자기 비호의 연장에 불과하고, 범인도피죄의 ‘정범’이 될 수 없는 범인이 ‘공범’으로 처벌받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며, 방어권 남용 법리의 기준 자체가 불명확하여 범인의 방어권 범위 내의 행위와 그 한계를 일탈한 행위의 구별이 어렵다는 것 등이 주된 이유이다.
나) 대법원은 이러한 비판적 견해를 일부 수용하여 방어권 남용 법리의 적용 범위를 제한함으로써 범인도피죄에서 범인에 대한 처벌 영역을 계속적으로 축소하여 왔다. 즉, "범인 스스로 도피하는 행위는 처벌되지 않으므로, 범인이 도피를 위하여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행위 역시 도피행위의 범주에 속하는 한 처벌되지 않으며, 범인의 요청에 응하여 범인을 도운 타인의 행위가 범인도피죄에 해당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라고 하면서, 범인이 도피를 위하여 범인도피죄 본범에게 자동차를 이용하여 원하는 목적지로 이동시켜 달라고 요구하거나 속칭 ‘대포폰’을 구해 달라고 부탁하는 행위, 은신처 제공이나 은신처를 옮기기 위한 이사행위 등에 도움을 요청하는 행위, 범인도피죄 본범과 수사상황을 공유하고 대책을 논의하는 행위 등은 도피행위의 범주에 속하여 범인도피교사죄로 처벌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3도12079 판결, 대법원 2023. 10. 26. 선고 2023도9560 판결, 대법원 2024. 4. 25. 선고 2024도3252 판결 등 참조). 또한 공범 중 한 명이 그 범행에 관한 수사절차에서 참고인 또는 피의자로 조사받으면서 자기의 범행을 구성하는 사실관계에 관하여 허위로 진술하고 허위 자료를 제출하는 것은 자신의 범행에 대한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이러한 행위가 다른 공범을 도피하게 하는 결과가 된다고 하더라도 범인도피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보아, 공범이 다른 공범을 은닉 또는 도피시킨 경우에 범인의 방어권을 근거로 범인도피죄의 성립 범위를 제한하기도 하였다(대법원 2018. 8. 1. 선고 2015도20396 판결 등 참조).
다) 범인을 범인도피교사죄로 처벌하는 것에 대한 학계 등의 비판적인 견해는 경청할 만한 가치가 있다. 이는 대법원이 범인도피죄뿐만 아니라 공무집행방해죄, 위증죄, 증거인멸죄 등 사법방해에 관한 다른 범죄들과 함께 다각도로 깊이 검토한 후 합리적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는 장기적 과제 중의 하나이다. 대법원이 위와 같이 범인의 자기방어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방향으로 범인도피교사죄의 적용 범위를 축소하는 법리를 발전시키고 있는 것도 그러한 과제 해결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그럼에도 다수의견은 방어권 남용 법리에 대한 학계 등의 비판이나 현재의 판례 법리가 선언된 2008년 이후 범인도피죄에 관한 판례 흐름의 변화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있다. 교사와 방조의 구별이 어렵다거나 처벌의 필요성 등만을 강조하여 현재의 판례 법리의 존치를 주장하는 다수의견의 입장은 그동안 범인도피죄를 바라보는 대법원의 변화된 시각과 그에 기초하여 피의자 또는 피고인의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자 하는 대법원의 발전적인 방향성에 역행하는 것이어서 받아들이기 어렵다.
4) 범인도피죄의 처벌에서 형법 총칙상 공범 체계와의 정합성 문제
가) 형법은 총칙 제2장 중 제3절 공범 항목에서 범죄의 실현에 다수인이 관여된 경우에 범죄의 주체를 공동정범ㆍ교사범ㆍ방조범 등으로 나누어 체계를 구성하고 그 성립에 필요한 주관적ㆍ객관적 요건을 달리하면서 그 위법성과 행위반가치의 실질에 따라 정범과 비교하여 처벌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은 공동가공의 의사와 그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실행이라는 주관적ㆍ객관적 요건을 충족함으로써 성립하고 그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한다(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도3544 판결 등 참조). 형법 제31조의 교사범은 타인(정범)으로 하여금 범죄를 결의하게 하여 그 죄를 범하게 한 때에 성립하고, 피교사자가 이미 범죄의 결의를 가지고 있을 때에는 교사범이 성립할 여지가 없으며(대법원 1991. 5. 14. 선고 91도542 판결 등 참조), 교사범은 정범과 동일한 형으로 처벌한다(형법 제31조 제1항). 한편 형법 제32조의 방조범은 이미 범행을 결의한 정범의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조력자로서의 직접ㆍ간접의 모든 행위로 성립하고(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3도6056 판결 등 참조), 정범 또는 교사범보다 불법성이 현저히 낮다고 보아 정범의 형보다 필요적으로 감경한다(형법 제32조 제2항). 이와 같은 형법 총칙상 공범 체계는 범죄가담형태의 차이가 본질적으로 내포하는 위법성과 책임의 경중을 반영한 것이므로, 형법 각칙의 개별 범죄에 다수인이 관여한 경우의 해석에서 형법 총칙상 공범 체계를 정한 취지가 충분히 반영되어야 한다.
나) 범인이 자신에 대한 범인도피죄 본범의 행위를 돕는 것을 범인도피방조죄로 처벌할 수 있다고 보는 다수의견의 입장은 형법 총칙상 공범 체계와 정합성을 이루기 어렵다. 즉, 범인이 자신에 대한 범인도피죄의 실행행위를 단독으로 또는 범인도피죄 본범과 공동으로 수행하여도 범인도피죄의 정범 또는 공동정범으로 처벌되지 않음에도, 단지 범인도피죄 본범의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한 경우에는 범인도피죄의 방조범으로 처벌된다는 것은 형법의 방조범 처벌 체계와 모순되고 처벌의 균형성 측면에서도 맞지 않다.
다수의견은 범인을 범인도피죄의 정범이나 공동정범으로는 처벌하지 않으면서 그보다 불법성이 현저히 낮다고 보아 정범의 형보다 필요적으로 감경하는 방조범으로 처벌하는 이유를 분명히 밝히지 못하고 있다. 범인이 범인도피죄 본범과 공모하여 기능적 행위지배의 요소를 갖추어 자신에 대한 범인도피행위를 실행한 경우에는 처벌되지 않으면서, 기능적 행위지배의 요소를 갖추지 못한 채 범인도피죄 본범의 범인도피행위에 대한 조력자에 그친 경우에는 처벌되어야 하는 근거가 어디에 있는지 의문이다. 다수의견처럼 방어권 남용 법리의 적용을 통해 범인에 대한 처벌 영역을 확장하는 근거를 형사사법 작용을 중대하게 방해하는 점에서 찾는다면, 범인도피죄 본범이 범인을 위해 수사기관에 허위 자백을 하는 과정에서 범인이 그와 공동의 의사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하여 주도적으로 범죄를 실행하는 것은 형사사법 작용에 대한 방해 정도가 방조행위보다 훨씬 중대하므로, 범인을 범인도피죄의 공동정범으로 처벌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러한 경우에도 범인을 범인도피죄의 방조범으로 처벌할 뿐 범인도피죄의 공동정범으로는 처벌하지 않고 있다.
다) 현재의 판례 법리와 형법 총칙상 공범 체계 사이의 부정합성은, 수사기관에 범인도피죄의 공동정범에 해당하는 범인의 행위를 인위적으로 방조로 낮추어 기소할 수 있는 재량을 허용하게 되는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 사건 또한 그러한 사례로 볼 여지가 있다. 피고인이 자신을 대신하여 이 사건 사고를 일으킨 운전자라고 허위 진술을 하겠다는 박○○(범인도피죄 본범)의 제안에 응하여 박○○과 승용차 내에서 자리이동을 한 것은, 단순히 박○○의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방조범이 아니라 박○○과의 공모와 실행행위 분담을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인정되는 공동정범으로 볼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수사기관은 원래는 범인도피죄로 처벌할 수 없는 범인의 행위를 처벌하기 위해 범인을 범인도피죄의 공동정범이 아닌 방조범으로 낮추어 기소하는 변칙적 운용을 하게 될 수 있다. 범인의 방조행위 중 방어권 남용으로 평가될 수 있는 예외적 행위 양태는 단순히 소극적 응낙에 그친 행위가 아니라 적극적ㆍ주도적인 행위를 통해 범인도피죄 본범의 범행 결의를 촉진ㆍ강화한 경우와 같이 공동정범에 가까운 행위일 텐데, 이를 굳이 범인도피죄의 방조범으로 낮추어 처벌하는 것은 범인을 범인도피죄의 공동정범으로 처벌하지 않는 것과 균형이 맞지 않고, 형사법 체계에도 어긋난다.
라) 범인을 범인도피죄의 공동정범으로 처벌하지 않으면서 범인도피죄의 방조범으로 처벌하게 되면 수범자의 예측가능성을 담보하기도 어렵다. 방조범은 구조나 외형상 교사범보다는 공동정범과 유사하다. 이로 인해 실무에서 방조범과 교사범을 구별하는 것보다 방조범과 공동정범을 구별하는 것이 더 어려운 경우가 많다. 전자는 정범의 범행결의의 원인에 관한 사실인정의 문제라면 후자는 기능적 행위지배의 유무에 관한 규범적 평가의 문제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다수의견에 따르면 실무에서는 범인의 행위를 처벌 대상인 ‘방어권 남용인 방조’와 처벌 대상이 아닌 ‘공동정범’으로 구별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된다. 처벌이 가능한 영역과 처벌이 불가능한 영역을 구분하는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은 그만큼 수사기관이 공소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으므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범인을 범인도피죄의 공동정범으로 처벌하지 않으면서 방조범으로만 처벌한다는 것은, 범인으로 하여금 불처벌의 영역(공동정범)에 이르기 위해 적극적으로 범인도피죄의 실행행위를 분담하여 기능적 행위지배를 실현하도록 하는 등 불법성이 높은 행위로 나아갈 것을 유도하는 것과 다름없다. 적어도 범인도피죄의 공동정범과 방조범의 영역에서는 범인 처벌의 근거가 되는 방어권 남용 법리가 더 이상 일반 국민에게 바람직한 행동규범이 될 수 없다.
마) 반대의견이 범인도피죄의 처벌에서 공동정범ㆍ교사범ㆍ방조범의 체계 정합성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은 형법 총칙에서 정한 공범의 체계를 절대시하여 단순히 교사와 방조라는 가담 형태의 형식적 차이로 유무죄를 결정하자는 것이 아니다. 반대의견의 취지는 방어권 남용의 징표인 범인 처벌의 핵심적 불법성을 ‘아무런 범죄 결의가 없었던 타인을 적극적으로 타락시키는 새로운 불법의 창출’에서 찾아야 함을 형법 총칙상 공범 체계를 통해 확인하고 강조하는 데에 있다. 다수의견과 같이 범인도피죄의 보호법익에 대한 침해 결과의 중대성에 기대어 방어권 남용 법리의 적용 범위를 결정하게 되면, 공동정범ㆍ교사범ㆍ방조범에 관한 형사법 체계가 본질적으로 내포하고 있는 행위반가치성의 위계와 어긋나는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 다수의견에서 ‘범인의 행위가 방어권 남용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법적 평가’의 핵심적 요소로 제시하는 위법성의 중요한 징표가 입법자에 의해 공동정범ㆍ교사범ㆍ방조범이라는 형법 총칙상 공범 체계에 근본적, 구조적으로 반영되어 있다는 점을 다수의견은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5) 교사와 방조의 구별 어려움 등을 이유로 처벌범위를 확장하는 것의 문제점
가) ‘새로운 범행 결의 야기’는 오랜 기간 확립되어 온 교사와 방조를 구분하는 선명한 지표이다. 다수의견이 말하는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라고 하여 이러한 교사와 방조를 구분하는 법리적 기준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범행 결의’라는 것 자체가 내심의 영역에 속하고 행위자와 상대방 사이에 동적ㆍ발전적인 의사형성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기 때문에 실무에서 사실의 확정이 쉽지 않고, 객관적인 물증보다는 주로 행위자와 상대방의 진술을 기초로 행위자의 가담 형태를 판단하게 되는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은 다른 범죄유형에서도 마찬가지이고,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에서 특별히 더 두드러지는 것은 아니다.
나) 실무에서 발생하는 교사와 방조의 구별 어려움에 대응하여 그간 대법원은 교사범과 방조범을 구분하는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기준과 충실한 심리방법에 관한 다양한 법리를 발전시켜 왔다(위 대법원 91도542 판결, 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도1252 판결,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3도6056 판결, 대법원 2021. 9. 16. 선고 2015도12632 판결, 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0도7866 판결 등 참조). 이를 바탕으로 법관은 범인도피죄뿐만 아니라 여러 유형의 범죄들을 다루면서, 행위자의 가담 형태가 외관상 분명하지 않더라도 충실한 심리를 통해 행위자의 가담 형태를 규명한 다음, 교사는 교사범의 죄책에 맞게, 방조는 방조범의 죄책에 맞게 형을 정하여 왔다. 다수의견의 입장에서 반대의견에 따르게 되면 범인의 허위 자백 방조뿐만 아니라 가벌성이 높은 허위 자백 교사까지 처벌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져 실체적 진실 규명을 통한 적정한 형벌권 행사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은 현재 실무의 노력과 발전 양상을 과소평가한 것이 아닌가 싶다.
다) 형법이 교사범과 방조범을 별개의 조문에서 규정하고 그 형을 달리 정한 것은, 법관에게 행위자의 가담 형태를 명확하게 구별하여 책임주의 원칙에 부합하는 형벌을 부과할 책임을 지운 것이다. 물론 사건에 따라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교사와 방조를 면밀히 구분하는 데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수 있고, 실체 진실을 밝히는 데 일정 부분 한계가 있을 수도 있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대법원의 역할은 각 범죄유형의 특성을 고려하여 교사와 방조를 실질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판단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대법원 스스로가 이러한 현실적 한계 등을 내세워 범인을 범인도피죄의 정범으로 처벌할 수 없음이 문언상으로 분명한 형법 제151조 제1항의 해석에서, 범인의 방조행위에 대해서까지 방어권 남용 법리를 확대 적용하여 처벌범위를 넓히는 것은 온당한 처사가 아니다.
라) 교사범과 방조범, 공동정범과 방조범 구별의 어려움에서 발생하는 부담은 궁극적으로 수사기관이 부담하여야 한다. 우리 사회의 안전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형사사법 작용의 중요성이나 일반 국민의 법감정, 국민의 법질서에 대한 신뢰 등을 내세워 그 구별의 어려움에 따르는 불이익을 피의자나 피고인에게 전가함으로써 형사처벌의 영역을 확장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다수의견이 말하는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라고 하여 다르지 않다. 허위 자백으로 말미암아 수사 방향 자체가 왜곡되거나 진범에 대한 수사, 재판 등이 곤란하거나 불가능해지는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은 타당하나, 그러한 경우에도 수사기관의 책임을 경감시킬 수는 없다. 음주운전행위처럼 초범과 재범의 처벌 수위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 범죄유형 또는 범인과 범인도피죄 본범 사이에 친밀한 관계가 존재하는 경우 등 범인 비호를 동기로 하는 허위 자백의 가능성이 있을 때, 수사기관은 이를 염두에 두고 전문성을 발휘하여 증거를 수집하고 범죄행위의 주체를 확정하는 등의 책무를 수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구별이 모호할 경우에는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원칙으로 돌아가는 것이 형사사법의 정도이다.
6) 보호법익의 관점에서 발생하는 다른 유사 범죄와의 균형성 및 형사정책적 측면
가) 증거인멸죄는 범인도피죄와 마찬가지로 국가의 형사사법 작용 등을 방해하는 범죄로서 범인을 비호하는 성격을 가진다. 이는 물적ㆍ인적 증거에 대한 인멸ㆍ은닉ㆍ위조ㆍ변조ㆍ도피 등 적극적 변형ㆍ개입 행위를 수반하므로 범인도피죄보다 형사사법 작용을 방해할 위험성이 더 크다고 평가된다. 그 법정형(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도 범인도피죄의 법정형(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보다 높다. 그럼에도 대법원은 범인이 다른 사람을 교사하여 자신의 형사사건 등에 관한 증거를 인멸하도록 한 경우에만 방어권 남용 법리를 적용하여 범인을 처벌하고 있을 뿐, 범인이 다른 사람과 공모하여 자신의 형사사건 등에 관한 증거를 인멸하더라도 증거인멸죄의 공동정범으로 처벌하지 않고(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5도1000 판결 참조), 범인이 자신의 형사사건 등에 관한 증거인멸을 방조한 경우에 방어권 남용 법리를 선언하여 범인을 처벌한 사례는 없다. 이러한 대법원의 태도에 비추어 볼 때, 다수의견이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에서 형사사법 작용에 중대한 장애가 초래되는 것을 근거로 현재의 판례 법리의 정당성을 찾는 것은 범인 또는 범인도피죄 본범의 허위 자백행위가 갖는 국가의 형사사법 작용 등에 대한 위험성을 지나치게 크게 평가하는 것이라 여겨진다. 왜냐하면 증거인멸죄에서 범인이나 그 정범이 물적 증거를 인멸ㆍ은닉ㆍ위조ㆍ변조하는 행위나 증인을 도피시키는 행위가 갖는 국가의 형사사법 작용 등에 대한 위험성은 결코 허위 자백행위보다 작지 않기 때문이다.
실무상으로도 범인이 자신의 형사사건 등에 관한 타인의 증거인멸 등 행위에 가담한 경우 대부분 증거인멸교사죄로만 기소되고 있을 뿐 증거인멸방조죄로 기소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증거인멸죄와 달리 범인도피죄에서 범인을 범인도피방조죄로 기소하는 사례가 많아진 것은, 범인을 범인도피방조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현재의 판례 법리가 선언됨에 따라 범인의 행위 양태가 매우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범인의 행위가 방어권 남용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진지한 고민 없이, 일단 교사에 대한 증명이 어려우면 방조로라도 의율하여 범인을 처벌하기 위해 만연히 기소가 이루어진 탓일 수도 있다.
나) 범인이나 범인도피죄 본범이 형사 피의자나 참고인으로서 수사기관에 허위 자백 또는 진술을 하는 것은 종종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의 영역에서도 문제 된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는 위계로써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자를 처벌하는 규정으로 행위 주체에 제한이 없으므로, 범인도피죄와 달리 법문상으로는 범인도 처벌 가능하다. 따라서 수사기관을 상대로 허위 자백 등을 하는 타인의 행위에 가담하였다는 범인의 동일한 행위가 문제 될 때, 범인에게 위계공무집행방해교사죄가 성립하는지에 대해 대법원이 취한 태도는 이 사건 쟁점에 중요한 지침이 된다. 이 경우 대법원은 수사기관이 범죄사건을 수사하면서 피의자나 피의자로 자처하는 자 또는 참고인의 진술 여하에 불구하고 피의자를 확정하고 그 피의사실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제반 증거를 수집ㆍ조사하여야 할 권리와 의무가 있으므로, 피의자나 참고인이 수사기관에 대하여 허위사실을 진술하였다고 하여 바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된다고 할 수는 없고, 피의자가 타인으로 하여금 수사기관에 허위 진술을 하도록 교사하였다고 하더라도, 수사기관이 충분한 수사를 하지 아니한 채 이와 같은 허위 진술만으로 잘못된 결론을 내렸다면, 이는 수사기관의 불충분한 수사에 의한 것으로서 피의자 등의 위계로 수사가 방해되었다고 볼 수 없어 위계공무집행방해교사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5463 판결, 대법원 2008. 8. 21. 선고 2008도3767 판결 등 참조). 이는 형사 피의자 등의 위계행위와 국가의 형사사법 기능 사이의 긴장관계 속에서 수사기관의 충실한 수사의무를 강조하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의 영역에서 그 처벌 대상을 합리적인 범위 내로 제한한 것이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의 문언상 수사기관을 상대로 허위 자백 등을 하는 타인의 행위에 범인이 가담한 경우 이를 구성요건적 행위에 포함시키는 것이 충분히 가능함에도 대법원이 그 반대의 입장을 취하고 있음을 보더라도, 원래 범인을 범인도피죄의 정범으로 처벌하지 않는 범인도피죄에서 예외적인 방어권 남용 법리를 적용하여 범인에 대한 처벌범위를 확장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다) 이러한 반대의견의 입장이 국가의 형사사법 작용을 방해하는 행위를 옹호하는 것이라거나, 국가의 형사사법 기능에 위험을 초래하는 행위를 적절히 규제하여 우리 사회의 안전과 질서 유지에 기여하는 사법부의 역할을 내려놓자는 것이 아님은 당연하다. 반대의견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대법원이 그동안 국가의 형사사법 기능을 방해하는 일련의 행위를 규율하는 범죄 전반에 걸쳐서 수사기관의 충실한 수사의무를 강조하는 한편, 실체진실 발견이나 처벌의 필요성과 범인의 방어권 등 기본권이 조화를 이루도록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 온 것에 발맞추어 범인도피죄에서도 균형 있는 법리를 모색하자는 것이다. 유독 범인도피죄에서만,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나 증거인멸죄 등 수사기관에 대한 허위 진술이나 적극적 증거인멸 등을 통해 수사를 방해하는 다른 범죄에서와 법규범의 해석 방향을 달리하여 범인의 방조행위를 처벌하는 현재의 판례 법리는 이러한 균형을 깨뜨리기에 그 시정을 주장하는 것이다. 한편으로, 범인도피죄의 영역에서 범인이 범한 범인도피교사ㆍ방조죄는 도피의 대상이 되는 범인의 선행 범죄가 밝혀진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범인을 범인도피죄의 교사ㆍ방조범으로 처벌하지 않더라도 처벌의 공백이 크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범인은 자신의 선행 범죄가 밝혀짐에 따라 그에 대한 형사적 책임을 질 수밖에 없고, 그가 범인도피죄 본범의 도피행위를 교사하거나 방조한 행위는 선행 범죄 이후의 정황으로서 선행 범죄에 대한 범인의 형을 정하는 데 참작하게 되기 때문이다(형법 제51조 제4호 참조).
라) 범인도피죄에서 방조행위는 소극적 응낙부터 적극적 촉진에 이르기까지 그 행위 양태가 매우 다양하므로 형사사법 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성의 정도를 일률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이 사건을 보더라도, 피고인과 박○○은 처음부터 수사기관에 대한 허위 진술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수사기관 개입 없이 사고 당사자들 사이에 원만히 합의하여 사고 처리를 하기 위해 박○○이 나서 운전자 행세를 하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주변 행인의 신고로 예기치 않게 경찰관이 출동하자 갑작스럽게 박○○이 운전자 행세를 하며 음주측정을 받았고, 그로부터 15~20분 내에 피고인이 경찰관에게 자신이 운전자임을 밝히면서 음주측정에 응한 것이 사건의 전말이다. 이러한 사건의 전체적인 경과에 비추어 보면, 박○○의 허위 자백에 대한 피고인의 방조행위를 형사사법 작용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위험성이 있는 행위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피고인의 행위가 범인이 타인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소재를 숨기면서 장기간 도피행위를 지속한 경우 등 통상적인 도피행위보다 형사사법 작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성이 더 크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 판례 변경의 필요성
이상에서 보았듯이 타인이 범인을 위하여 허위 자백이나 진술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범인도피죄를 범하는 것을 범인 스스로 방조한 경우 이를 범인도피방조죄로 처벌할 수 없다. 이와 달리 범인의 위와 같은 방조행위는 방어권 남용으로서 범인도피방조죄에 해당한다고 한 현재의 판례 법리는 변경되어야 한다.
라. 이 사건의 해결
피고인의 공소사실 기재 행위는 음주운전을 한 자신을 도피시키려는 박○○의 제안에 응하여, 운전자 행세를 한 박○○의 행위에 단순히 협력하거나 박○○이 허위사실을 진술하는 것을 묵인한 것으로서, 박○○의 범인도피행위에 기대어 피고인 스스로 도피하는 이익을 누린 방조행위에 불과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공소사실 기재 행위를 방어권 남용으로 보아 범인도피방조죄로 처벌할 수 없다. 이와 달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의 판단에는 범인도피방조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위와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 중 범인도피방조 부분은 파기되어야 한다. 그런데 위 파기 부분은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나머지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다수의견에 찬성할 수 없음을 밝힌다.
대법원장 조희대(재판장)
대법관 이흥구 천대엽 오경미(주심) 오석준 서경환 권영준 엄상필 신숙희 노경필 박영재 이숙연 마용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