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명예훼손과 관련하여 정당의 정치적 주장의 위법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고려되어야 할 특수성
[2] 표현의 자유와 명예보호 사이의 한계를 설정할 때 고려할 사항 및 공공적ㆍ사회적인 의미를 가진 사안의 경우,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완화되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 특히 공직자의 도덕성ㆍ청렴성이나 업무처리가 정당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관한 표현 행위가 쉽게 제한될 수 있는지 여부(한정 소극) 및 이때 그 표현 행위가 공직자 개인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인지 판단하는 방법
[3] 甲 정당의 국회의원 乙에 대한 가상화폐 거래, 은닉 등에 관한 의혹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丙 정당의 청년최고위원이었던 丁이 자신의 SNS 계정과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서 乙이 코인 시세조작 등에 가담한 범죄자라는 취지의 표현을 하였고, 이에 乙이 丁을 상대로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丁의 표현이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워 위법성조각사유가 인정될 여지가 있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국회의원 등 정치인의 발언으로서 소속 정당의 정치적 입장과 내용을 같이 하는 정치적 주장에는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하여 어느 정도의 단정적인 어법이 종종 사용되고, 이는 수사적인 과장 표현으로 용인될 수 있으며, 국민들도 정당의 정치적 주장 등에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가 수반되지 않으면 비록 단정적인 어법으로 공격하는 경우에도 대부분 이를 정치공세로 치부할 뿐 그 주장을 표현 그대로 객관적인 진실로 믿거나 받아들이지는 않는 것이 보통이므로, 명예훼손과 관련하여 정당의 정치적 주장의 위법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이러한 특수성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공공의 이해와 관련된 사항에서 다른 정당 및 그 소속 정치인들의 행태 등에 대한 비판, 이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각종 정치적 쟁점이나 관여 인물ㆍ단체 등에 대한 문제의 제기 등 정당의 정치적 주장에 관하여는, 그것이 어느 정도의 단정적인 어법 사용에 의해 수사적으로 과장 표현된 경우라고 하더라도 구체적 정황의 뒷받침 없이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이 아닌 한 가볍게 그 책임을 추궁해서는 안 된다.
[2] 표현의 자유와 명예보호 사이의 한계를 설정함에 있어서는 당해 표현으로 인하여 명예를 훼손당하게 되는 피해자가 공적 인물인지 사적 인물인지, 그 표현이 공적인 관심 사안에 관한 것인지 순수한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에 관한 것인지 등에 따라 그 심사기준에 차이를 두어 공공적ㆍ사회적인 의미를 가진 사안의 경우에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완화되어야 한다. 특히 공직자의 도덕성ㆍ청렴성이나 그 업무처리가 정당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여부는 항상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감시와 비판 기능은 그것이 공직자 개인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으로 평가되지 않는 한 쉽게 제한되어서는 아니 된다. 이때 그 표현 행위가 공직자 개인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인지는 표현의 내용이나 방식, 의혹사항의 내용이나 공익성의 정도, 공직자 또는 공직 사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하는 정도, 사실 확인을 위한 노력의 정도, 그 밖의 주위 여러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
[3] 甲 정당의 국회의원 乙에 대한 가상화폐 거래, 은닉 등에 관한 의혹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丙 정당의 청년최고위원이었던 丁이 자신의 SNS 계정과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서 乙이 코인 시세조작 등에 가담한 범죄자라는 취지의 표현을 하였고, 이에 乙이 丁을 상대로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乙은 공적 인물인 국회의원이고, 丁의 표현은 공공의 이해와 관련된 사항인 乙의 자산 형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정치적 주장으로서 일부 단정적인 표현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접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그 주장을 정치공세로 치부할 뿐 그 표현 그대로 객관적인 진실로 받아들일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乙은 당시 실제로 상당한 액수의 코인을 보유하고 있다가 이른바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 시행 직전 그 대부분을 인출한 것으로 보이고, 이에 대한 금융정보분석원의 수사의뢰 및 검찰의 금융계좌 압수수색영장 청구가 있었으며, 이에 관하여 이미 다수의 언론 보도가 이루어졌던 점, 그럼에도 乙은 충분한 해명을 하지 않은 채 甲 정당에서 탈당한 후 상당한 기간 공식 활동을 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의혹이 증폭되었다고 볼 여지도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丁의 표현이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워 위법성조각사유가 인정될 여지가 있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헌법 제21조 제4항, 민법 제750조, 제751조 / [2] 헌법 제21조 제4항, 민법 제750조, 제751조 / [3] 헌법 제21조 제4항, 민법 제750조, 제751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4다69291 판결, 대법원 2025. 6. 26. 선고 2022다242649 판결(공2025하, 1297) / [2] 대법원 2022. 12. 15. 선고 2017도19229 판결(공2023상, 277), 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4다316742 판결
판례내용
【원고, 피상고인】 원고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자유 담당변호사 문민철 외 1인)
【원심판결】 서울남부지법 2025. 11. 27. 선고 2025나51551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남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아래 이 사건 글 게시 및 이 사건 발언 당시 (정당명 1 생략) 국회의원이었던 사람이고, 피고는 (정당명 2 생략) 청년최고위원이었던 사람이다.
나. 원고의 가상화폐 거래, 은닉 등 의혹(이하 ‘이 사건 의혹’이라 한다)에 관하여 2023. 5. 5. ‘재산 15억 원고, 코인 60억 있었다... 거래실명제 직전 인출’이라는 제목으로 최초 언론 보도가 있었고, 이후 이 사건 의혹에 관하여 다수의 언론 보도가 연이어 이루어졌다.
다. 피고는 2023. 5. 11. 자신의 SNS 계정에, ‘원고 의원의 코인 중독은 치료가 필요한 수준으로 보인다. 이런 인물을 최측근으로 두고 코인 시세 조작에 가담한 소외인 대표도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글을 게시하였다.
라. 피고는 2023. 5. 23.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패널로 출연하여, ‘이 범죄자에게 언제까지 세비를 지급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코인업체 관계자들마저도, 원고 의원이 상장 내부정보를 알았을 것으로 유추되고 자금세탁 가능성이 보이는 거래 양태라는 취지로 이야기했다.’라는 내용의 이 사건 발언을 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① 피고의 이 사건 글 및 발언은 원고가 코인 시세 조작을 하였다거나 상장 내부정보를 이용하고 코인을 이용한 자금세탁을 한 범죄자라는 허위사실을 적시한 것에 해당하는데, ② 피고가 그 내용을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을 뿐만 아니라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에 해당하므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 관련 법리
국회의원 등 정치인의 발언으로서 소속 정당의 정치적 입장과 내용을 같이 하는 정치적 주장에는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하여 어느 정도의 단정적인 어법이 종종 사용되고, 이는 수사적인 과장 표현으로 용인될 수 있으며, 국민들도 정당의 정치적 주장 등에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가 수반되지 않으면 비록 단정적인 어법으로 공격하는 경우에도 대부분 이를 정치공세로 치부할 뿐 그 주장을 표현 그대로 객관적인 진실로 믿거나 받아들이지는 않는 것이 보통이므로, 명예훼손과 관련하여 정당의 정치적 주장의 위법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이러한 특수성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공공의 이해와 관련된 사항에서 다른 정당 및 그 소속 정치인들의 행태 등에 대한 비판, 이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각종 정치적 쟁점이나 관여 인물ㆍ단체 등에 대한 문제의 제기 등 정당의 정치적 주장에 관하여는, 그것이 어느 정도의 단정적인 어법 사용에 의해 수사적으로 과장 표현된 경우라고 하더라도 구체적 정황의 뒷받침 없이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이 아닌 한 가볍게 그 책임을 추궁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4다69291 판결, 대법원 2025. 6. 26. 선고 2022다242649 판결 등 참조).
한편 표현의 자유와 명예보호 사이의 한계를 설정함에 있어서는 당해 표현으로 인하여 명예를 훼손당하게 되는 피해자가 공적 인물인지 사적 인물인지, 그 표현이 공적인 관심 사안에 관한 것인지 순수한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에 관한 것인지 등에 따라 그 심사기준에 차이를 두어 공공적ㆍ사회적인 의미를 가진 사안의 경우에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완화되어야 한다. 특히 공직자의 도덕성ㆍ청렴성이나 그 업무처리가 정당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여부는 항상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감시와 비판 기능은 그것이 공직자 개인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으로 평가되지 않는 한 쉽게 제한되어서는 아니 된다. 이때 그 표현 행위가 공직자 개인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인지는 표현의 내용이나 방식, 의혹사항의 내용이나 공익성의 정도, 공직자 또는 공직 사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하는 정도, 사실 확인을 위한 노력의 정도, 그 밖의 주위 여러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2. 12. 15. 선고 2017도19229 판결, 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4다316742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의 이 사건 글 및 발언이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워 위법성조각사유가 인정될 여지가 있다.
1) 원고는 제21대 국회의원으로서 공적 인물인 고위 공직자에 해당하고, 이 사건 글과 발언은 정치인인 피고가 공공의 이해와 관련된 사항인 원고의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정치적 주장으로 볼 수 있다. 이 사건 글 및 발언에 일부 단정적인 표현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접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정치공세로 치부할 뿐 그 주장을 표현 그대로 객관적인 진실로 받아들일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2) 원고는 피고의 이 사건 글 게시 전 상당한 액수의 코인을 보유하고 있다가 이른바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 시행 직전 그 대부분을 인출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분석원은 원고의 코인 거래 내역 일부에 대해 의심스러운 정황을 포착하여 검찰에 통보했고, 검찰은 금융계좌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사정들은 이 사건 글 게시 및 이 사건 발언 무렵 다수 언론 보도를 통해 이미 알려진 내용이다.
3) 이 사건 글 게시 및 이 사건 발언 무렵 다수 언론 보도를 통해 제기된 이 사건 의혹의 주요 내용은, 코인 거래 기간과 규모 등에 비추어 시세를 조작하거나 코인 상장 정보를 사전에 입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 코인 거래 등을 통한 자금세탁 의혹이 있다는 점 등이다.
4) 원고는 2023. 5. 5. 이 사건 의혹에 관한 최초 보도 이후 다수의 언론 보도가 있었음에도 충분한 해명을 하지 않은 채 2023. 5. 14.경 (정당명 1 생략)에서 탈당한 후 상당 기간 공식 활동을 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의혹이 증폭되었다고 볼 여지도 있다.
5) 원고가 이 사건 의혹 관련, 뇌물수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입건된 사건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기는 하였으나, 이는 사후적인 수사 결과일 뿐이고, 이 사건 글 및 발언 당시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다수의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상당한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었다.
6) 원고가 이 사건 글 및 발언에 관하여 피고를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한 사건에서, 검사는 2024. 8. 5. 다수 언론 보도의 내용, 상당한 사회적 이슈가 된 사안인 점, 금융정보분석원의 수사의뢰 사실 등을 이유로 증거불충분 혐의없음 처분을 하였다.
다. 소결론
그럼에도 이 사건 글 게시 및 이 사건 발언 행위에 위법성조각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명예훼손의 위법성조각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마용주(재판장) 천대엽 서경환(주심) 신숙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