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아동복지법 제17조 제5호에서 금지하는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의 의미 및 어떠한 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방법
판결요지
아동복지법은 제1조에서 "이 법은 아동이 건강하게 출생하여 행복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아동의 복지를 보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여 입법 목적을 밝히면서 제2조 제3항에서 "아동에 관한 모든 활동에 있어서 아동의 이익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그 기본이념을 밝히고 있다. 한편 제3조 제7호에서는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ㆍ정신적ㆍ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제17조 제5호에서는 ‘누구든지 아동에게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신체적ㆍ정서적 학대행위와 유기 및 방임행위를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한 아동복지법의 입법체계 등을 종합할 때,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란, ‘아동이 사물을 느끼고 생각하여 판단하는 마음의 자세나 태도가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성장하는 것을 저해하거나 이에 대하여 현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행위로서,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유기 또는 방임하는 것과 같은 정도의 행위’를 의미한다. 어떠한 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는 행위자와 피해아동의 관계, 행위 당시 행위자가 피해아동에게 보인 태도, 피해아동의 연령, 성별, 성향, 정신적 발달상태 및 건강상태, 행위에 대한 피해아동의 반응 및 행위를 전후로 한 피해아동의 상태 변화, 행위가 발생한 장소와 시기, 행위의 정도와 태양,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행위의 반복성이나 기간, 행위가 피해아동 정신건강의 정상적 발달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
참조조문
아동복지법 제1조, 제2조 제3항, 제3조 제7호, 제17조 제5호
참조판례
대법원 2020. 3. 12. 선고 2017도5769 판결(공2020상, 794), 대법원 2025. 7. 3. 선고 2024도9609 판결, 헌법재판소 2015. 10. 21. 선고 2014헌바266 전원재판부 결정(헌공229, 1667)
판례내용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다율 담당변호사 윤혜주
【원심판결】 수원지법 2024. 4. 26. 선고 2023노1441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쟁점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초등학교 ○학년 ○반 담임교사이고, 피해아동은 같은 반 학생이다.
가. 2019. 6. 13.경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피고인은 2019. 6. 13.경 위 초등학교에서, 체육수업 후 같은 반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피해아동에게 "너 왜 거짓말 해. 사기꾼. 너희들은 쟤처럼 거짓말하는 애가 되지 마라. 꼴 보기 싫어."라고 말하고 반성문을 쓰게 하였으며, 반성문을 쓰는 피해아동에게 "인생 그렇게 살지 마라."라고 말하고, 같은 날 알림장 애플리케이션에 피해아동을 지칭하여 "거짓말을 그럴듯하게 꾸며서 자세히 울면서 억울하다면서 천연덕스럽게 하는 학생이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봤다고 하는데도 끝까지 우기고 울면서 억울하다고 거짓말을 합니다."라는 글을 게시하여 정서적 학대행위를 하였다.
나. 2019. 6. 14.경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피고인은 2019. 6. 14.경 위 초등학교에서 피해아동의 부친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화가 나, 피해아동을 학교 연구실로 데려가 "너희 부모는 너 유치원 다닐 때도 난리였지? 아니 난리를 쳤겠지."라고 말하여 정서적 학대행위를 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해아동의 진술 및 같은 학급 학생들의 진술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의 2019. 6. 13.경 수업시간 중 발언(이하 ‘이 사건 수업시간 발언’이라 한다) 사실을 인정하면서 이 사건 수업시간 발언과 피고인의 알림장 애플리케이션 게시행위(이하 ‘이 사건 게시행위’라 한다) 모두가 아동복지법상 금지되는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2019. 6. 14.경 연구실에서의 발언(이하 ‘이 사건 연구실 발언’이라 한다) 사실을 인정하면서 이를 아동복지법상 금지되는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쟁점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 관련 법리
아동복지법은 제1조에서 "이 법은 아동이 건강하게 출생하여 행복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아동의 복지를 보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여 입법 목적을 밝히면서 제2조 제3항에서 "아동에 관한 모든 활동에 있어서 아동의 이익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그 기본이념을 밝히고 있다. 한편 제3조 제7호에서는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ㆍ정신적ㆍ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제17조 제5호에서는 ‘누구든지 아동에게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신체적ㆍ정서적 학대행위와 유기 및 방임행위를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한 아동복지법의 입법체계 등을 종합할 때,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란, ‘아동이 사물을 느끼고 생각하여 판단하는 마음의 자세나 태도가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성장하는 것을 저해하거나 이에 대하여 현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행위로서,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유기 또는 방임하는 것과 같은 정도의 행위’를 의미한다(헌법재판소 2015. 10. 21. 선고 2014헌바266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어떠한 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자와 피해아동의 관계, 행위 당시 행위자가 피해아동에게 보인 태도, 피해아동의 연령, 성별, 성향, 정신적 발달상태 및 건강상태, 행위에 대한 피해아동의 반응 및 행위를 전후로 한 피해아동의 상태 변화, 행위가 발생한 장소와 시기, 행위의 정도와 태양,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행위의 반복성이나 기간, 행위가 피해아동 정신건강의 정상적 발달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3. 12. 선고 2017도5769 판결, 대법원 2025. 7. 3. 선고 2024도9609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이 사건 수업시간 발언 및 이 사건 게시행위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위 법리에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정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의 이 사건 수업시간 발언 및 이 사건 게시행위는 부적절하고 피해아동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행동으로 볼 수는 있으나, 이것만으로 정신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로서 피해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을 저해할 정도 혹은 그러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을 발생시킬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서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거나, 그 당시 피고인에게 피해아동에 대한 정서적 학대의 고의가 있었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가) 피고인은 체육수업 중 수행평가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피해아동으로부터 수행평가 중 일부 항목을 하지 못하였다는 항의를 받게 되었다. 피고인은 자신의 기억과 같은 반 학생들이 지켜본 내용을 종합하여 피해아동의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피해아동은 이어진 수업시간에서도 계속하여 큰 소리로 항의하였고 급기야 피고인에게 대들기까지 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피해아동을 교실 뒤로 나가게 함과 아울러 반성문을 작성하게 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수업시간 발언을 하였고, 나아가 이 사건 게시행위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이 사건 수업시간 발언과 이 사건 게시행위의 계기가 된 피해아동의 행위는 교실에 있던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과 담임교사인 피고인의 교권을 침해하는 수업방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나) 피고인은 담임교사로서 피해아동에 대한 지도행위에 관하여 일정한 재량권을 가지는바, 피해아동을 따로 분리된 장소로 불러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그 자리에서 바로 피해아동의 잘못을 지적하고 훈계ㆍ훈육 등의 조치를 취하거나 피해아동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학부모들에게 각 가정에서 적절한 지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안내한 것이 그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피고인이 피해아동에 대한 훈계ㆍ훈육 등의 교육적 조치를 취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수업시간 발언이나 이 사건 게시행위에 이른 것은 부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당시 피고인이 피해아동에게 보인 태도, 피해아동의 성향, 그 발언과 게시행위의 정도와 태양 및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그러한 행위들이 피해아동의 인격을 직접적으로 비하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한다. 이는 교육적 조치 과정 중 피해아동의 거짓말이 심각한 잘못이라는 점을 강조하다가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피해아동을 따끔한 지적으로 진정시키려는 의도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라) 피고인이 당시 피해아동에 대하여 이 사건 수업시간 발언이나 이 사건 게시행위 외에 달리 폭언하거나 신체에 대한 유형력을 행사한 사실은 없다.
마) 피해아동은 경찰에서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수업시간 발언을 듣고 ‘기분이 나빴고, 그 일이 생각나서 피고인이 무서웠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반면 피해아동은 제1심법정에서는 이 사건 게시행위를 전해들은 당시의 기분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 또한, 위 발언 전후로 피해아동의 상태에 특별한 변화가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다. 결국 피해아동의 이러한 진술들만으로 이 사건 수업시간 발언을 듣거나 이 사건 게시행위를 전해들은 피해아동이 어느 정도 불쾌감을 느낀 것에서 나아가 피해아동의 정신건강 및 정상적 발달이 저해되는 결과가 초래되었다거나, 그러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을 발생시킬 정도에 이르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2) 이 사건 연구실 발언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사정을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본다. 피고인이 전날 있었던 이 사건 수업시간 발언 등과 관련하여 피해아동의 부친으로부터 면담을 요청받게 된 상황에서 피해아동에게 이 사건 연구실 발언을 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발언의 정도와 태양 및 경위 등을 고려하였을 때 피고인의 행동이 적절하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사건 연구실 발언은 피해아동이 자신의 부모에게 위 수행평가 실시 과정에서 있었던 일을 거짓으로 말하였다는 피고인 스스로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여, 훈계ㆍ훈육 등의 교육적 의도가 있었다고 보인다. 피고인이 이 사건 연구실 발언 과정에서 피해아동에 대하여 달리 폭언하거나 신체에 대한 유형력을 행사한 사실도 없다. 이 사건 연구실 발언은 피고인이 다른 학생들이 없는 자리에서 피해아동에게 부모와 나눈 이야기를 확인하고 나아가 피해아동의 부모에 대하여 전날 있었던 일들을 해명하기 위한 근거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도 보여, 정서적 학대를 하겠다는 의도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결국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피해아동에 대한 정서적 학대의 고의가 있었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할 수 없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쟁점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아동복지법 제17조 제5호가 정한 ‘정서적 학대행위’에 따른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파기의 범위
위와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 중 쟁점 공소사실 부분은 파기되어야 한다. 원심은 쟁점 공소사실이 아닌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이를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는데, 쟁점 공소사실 부분과 나머지 공소사실 부분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고, 피고인만이 쟁점 공소사실 부분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므로, 나머지 공소사실 부분은 분리ㆍ확정되었다.
5. 결론
나머지 상고이유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대엽(재판장) 서경환 신숙희(주심) 마용주